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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30. 2022

대중정치에서 활용되는 용어들의 의미와 분류

원래 정확한 의미는 없어요


*먼저 이태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반복하는 말이지만, 대중정치에서 정치이념 용어들은 그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는 상당히 상이한 개념으로 통용되기 마련이다.


"좌파 금마들 다 빨갱이 인기라! 다 때리 직이야 한다 아이가!"

"우파 자유시장을 수호하신 박정희 대통령 가카 만세!"


하지만 이러한 쓰임이 마음에 안 든답시고, 매번 달려들어 '사전적 정의에 입각한 바람직한 사용'을 요구하는 이라면 훌륭한 정치학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훌륭한 대중정치가는 될 수 없으리라. 


훌륭한 대중정치가라면, 대중들이 사전적 정의와 상관없이 정치용어들을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장면을 접해도 그 맥락과 분위기로 대충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대중정치가의 자질인 거고. 그게 안 되는 사람이면 정치학 박사 논문은 쓸 수 있을지라도 대중정치는 못 할 사람인 거다.




정치이념 용어들은 대중들 사이에서 그 본래 사전적 의미와 상관없이 사용될 뿐 아니라 그 의미나 개념이 계속해서 바뀌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오늘날 푸틴의 전쟁으로 인해 이제는 논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정치 개념이 된 '대안우파'와 같은 경우 2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이다. 때문에 20년 전 열심히 공부해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누군가는 대안우파라는 개념을 알지 못할 여지가 크다. 대안우파라는 개념은 당연히 탄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 주류 민주진보 리버럴들로부터 배제를 당해서 학술적으로 연구한 흔적 자체가 거의 없으니까. 


... 푸틴의 전쟁까지 해서 대안우파라는 개념이 이렇게 중요해졌는데도 대안우파가 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아탑의 정치학 박사들이, 그 머릿속의 지식들이 현대 대중정치를 설명함에 있어 무슨 의미가 있지? 

그래서 필자는 대중정치를 논할 때, 필요 이상으로 복잡한 원서나 사전들을 들고 나오는 먹물적인 행태들을 그닥 좋게 보지 않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종종 언급하는 그 4분표(신좌파, 구좌파, 자유우파, 권위우파) 정도면 일반 대중정치의 90%는 다 설명이 된다. 과거에는 좌파 아님 우파 정도로 끝낼 수 있었는데, 대안우파 출현과 구좌파 대안우파 동맹 현상으로 인해 이제 그 이분법만 가지고는 설명력이 부족해지게 되었다. 4등분 정도는 해야만 한다.


물론 인간의 모든 가치체계를 고작 4덩어리로 퉁친 거라 같은 사분면 내에서도 여러 바리에이션이 존재하겠지만 그런 디테일함은 위에도 언급했듯 개별적인 분위기와 맥락, 그리고 감각으로 그냥 알아야 하는 거다. 

그것을 그냥 감으로 이해할 수가 없어서 일일이 사전을 활용해야 한다면, 다시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훌륭한 대중정치가는 못 될 사람인 거지.


+평생 서비스업 종사한 판촉직원이 심리학자보다 사람 심리를 더 잘 꿰뚫는, 그리고 경제학자가 정작 주식시장에서 돈 버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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