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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Nov 20. 2022

중동 투자와 군사동맹, 혈맹(?)의 추억

옛날 옛적 mb가 대통하던 시절에

빈 살만 이야기로 시끌시끌하다.

참사 이래 공격수를 자처하던 민주진보진영이 명단 공개를 비롯한 몇 가지 무리수로 삐끄덕하면서 이태원 이슈는 조금 꺾이는 모습이고 지금 정치 사회판 최고의 이슈는 빈 살만과 중동 투자유치 건인 듯하다.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쥐박이 땅박이 공구리 시절 이야기이다.(명칭 가지고 뭐라 하지 말자. 임기 내내 능력 경쟁 적자생존 자유시장 강조한 거 때문에 필자는 '그 사람'을 아주아주 싫어한다.)


선거를 앞두고 띵박이는 중동 순회 외교를 다녀왔는데 당시 정부는 이 순회공연을 통해 수십조 단위의 투자를 따 냈다면서 아주아주 시끄럽게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뭐 다들 그랬다니까 그런 줄 알았고, 좋은 게 좋은 거겠지 하면서 넘어갔더랬다. 세상에 공짜는 없을 텐데.. 그 짝에서 '수십조'를 해 주었다면 분명 그에 상응할 만한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았을까? 뭐 아무튼...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되던 어느 날. 모 재벌 회장께서 청기와집으로 부랴부랴 뛰어들어와 대통령 발모가지를 붙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단다. 가카가카 좀 살려달라고, 우리 다 X 되게 생겼다고. 중동 기름쟁이 UAE에서 지금 기름 수도꼭지 다 잠가불겠다고 난리를 친다네? UAE? USA는 알겠는데 UAE는 대체 무엇이며 또 뭐땀시 그렇게 빡쳤다는데?? 뭐? 한국이 군사동맹으로써의 역할을 똑바로 안 한다나 뭐라나?


사연인즉슨 이러했다. 띵박이가 중동에서 수십조 단위의 투자를 따 내는 대가로 UAE(아랍 에미레이트 연합)이라는 걸프만 기름쟁이 애들이랑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왔던 것이다. 이 군사동맹이 어떤 거냐면.. '혈맹이라던' 미쿸과도 체결한 적이 없는 최고위 수준의 동맹이었다. 이제 우리는 UAE와 미쿸이 전쟁을 할 경우 미쿸이 아닌 UAE 편을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띵박이 덕분에 지구 반대편 어디 붙어먹었는지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기름쟁이 알라후 아끄바르 애들이랑 미쿸을 능가하는 혈맹이 되어있었던 것이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말이지. 



이런 내막도 모르고 우익우파들은 "먼진 몰라도 문재앙이 뭐 실수를 해서 발생한 외교 참사가 아니겠냐."라고 깠었지. 그러다 군사동맹의 충격적인 내막이 밝혀지자 "당시 UAE는 정치 군사적으로 안정된 평화로운 상태였기 때문에 군사동맹을 맺어도 상관없다고 보였던 상황이었다."라고 열심히 실드를 쳐댔다. 


평화는 X또 ㅆㅂ 중동 동네에 그딴 게 어딨냐.   

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만의 수니파 왕정국가들은 즈그들 바로 아래 예멘에서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득세하자 심경이 매우 매우 불편해졌고 결국 예멘을 향한 침공을 감행하게 된다. 


토탈워 해 본 사람은 알지. 군사동맹 상태에선 한 나라가 교전상태로 돌입하면 다른 나라도 자동 참전을 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조약 파기로 간주되어 국가 신용도가 폭망 한다. 그런데 우리는 예멘에 전쟁하러 간 기억이 없죠? 자, 이제 우리는 UAE의 기름 에미르들께서 왜 그렇게 진노하셨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우익우파들은 "그깟 조약 어겨버리면 그만 아니냐?"라며, 실로 쥐박이 땅박이 공구리 지지자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다들 기억이 잘 안 나겠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엔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가 최악 of 최악이었다. 미군 행님들이 배 타고 동해안으로 몰려오고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여가던 그런 상황.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너무 전쟁에 관여할 그런 속 편한 상황이 아니었단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동맹'으로써의 역할을 요구하는 기름왕들에게 우리 정부가 보였을 반응을 짐작해 보는 건 어렵지 않다.


결국 '칼둔'이라는 사람이 UAE의 사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다. 마치 '더 락'같은 인상의 덩치가 매우 큰 사내이다. 이 사람의 공식 직함은 아부다비 행정청장인데 이는 우리로 따지면 '구청장'정도 된다. 그리고 우익우파들은 "일개 구청장급 앞에서 굽신굽신거리느라 정신없는 비굴하고 멍청한 문재앙"이라고 까댔다. 


... 최순실과 같은 막후 실세들은 으리으리한 공식 직함 같은 걸 가지지 않는다. 세간의 눈에 띄는 게 성가시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순실에겐 실제로 아무런 직함이 없었는데 이는 칼둔 역시 비슷했다. 실제로는 굉장히 무시무시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 직접 한국까지 날아온 것이다. 대통령 허리가 굽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진짜 X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


칼둔과 문재인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칼둔이 한국을 떠나면서 남긴 한 마디가 남아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이제 우리는 '가톨릭식 결혼'을 한 겁니다. ㅇㅋ?"


전 인구의 99.999%가 무슬림인 나라에서 왜 애써 '가톨릭식 결혼'을 언급했을까? 이는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을 존중한 거라고, '대깨문'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 이슬람에서는 이혼이 아주 쉽다. 반면 가톨릭에서 이혼은 사실상 금지라 보면 된다. 납치 결혼 즘 되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 헨리 8세가 젊은 여자랑 알콩달콩 살고 싶다고, 늙은 마누라랑 이혼하게 해 달라고 그렇게 사정사정했는데도 교황이 이를 들어주지 않아 결국 영국이 골수 반 가톨릭 국가로 돌아서게 되는 일도 있었다. 여하간 가톨릭은 그러하다. 


이후 예멘에서 

사우디 침공군이 현무 미사일을 사용하고 

후티 반군이 점령한 침공군 무기고의 무기들에 예쁘고 멋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한글이 부지기수로 찍혀있는(ex : 세열 수류탄, 취급주의) 자랑스러운 장면들이 뉴스에 노출, 

우리 정부가 "아몰랑. 밀수업자들이 그랬을 거야."를 시전 하면서 

이 알흠다운 해프닝은 대애충 종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남북 화해 기조로 방향을 급격하게 틀었는데 

이 전환이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 부카니스탄에선 "갑자기 왜 이러는지 당황스럽습네다."라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우익우파들은 언제나 그러했듯 종북 정부가 전쟁을 앞두고 결정적인 순간에 종북 본색을 드러냈다며 거품을 물어댔고 말이다. 

그리고 문 정부는 띵박이를 깜빵에 잡아 처넣었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고, 언제나처럼 조선은 평화로웠다고 한다..




윤짜장이 사우디와 100조 원대의 투자계약을 체결한 일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우익우파들은 "한국 정부의 검소함에 감동을 먹은 빈살만이 왜놈과의 거래를 취소하고 돌아갔다."라며 대깨문 뺨치는 윤비어천가를 부르는 중인데..


.. 그간에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다..


+이제 '예멘 난민'이 왜 지구 반대편 한국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감이 올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 벨라루스가 가지는 정도의 책임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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