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Dec 14. 2022

윤석열 정부의 비루함에 관하여..

40% 언저리 지지율이 너무 과분해


굥짜장 정부가 잔뜩 상기되어있다. 마의 지지율 40%의 벽에 근접했다며 말이지. 취임 1년도 안 된 쌩쌩한 정권의 지지율이 40% 언저리로 나오고 있는데 그게 감지덕지랍시고 기쁨에 젖은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이다. 뭐 엊그제만 해도 30%를 맴도네 20%대로 내려앉았네 하던 중이었으니 40% 언저리면 그래도 고무적이라 할 수는 있겠지. 그럼에도 역대 다른 정권들과 비교해 보건대 최악의 지지율 성적표라는 건 부정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럼 굥정부는 다른 정권들과 비교해볼 때 왜 이렇게 한심하고 초라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일까? 정권 그 자체의 결함이 중요한 이유일까? 


지선이 두 달밖에 안 남은 상황에 멀쩡한 청기왓집 냅 두고 애써 용산 관사를 요구하는 괴팍한 똥고집에서부터 그 뒤에 그림자처럼 붙어있는 그 이상한 수염 난 도사 X끼 하며, 솔직히 무엇하나 맘에 들 만한 게 없긴 하다. 


특히 요 근래 나오는 주당 69시간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좌파 경제를 신봉하는 입장에서 정말 피를 거꾸로 솟구치게 한다.


그러나 지지율 참극의 원인을 '그것만'으로 분석하기는 좀 부족하다.





사실 한국 정치를 논하면서 "지지율은 정권의 공과에 대한 정당하고 공정한 평가"라는 명제를 있는 그대로 신봉하기는 어렵다. 지지율이 오직 순수하게 정권의 행태에 대한 공정한 평가로만 나올 수 있다면 그야말로 "민심은 천심"이 되는 거고 이게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교과서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겠으나 사실 여론이란 게, '민심'이라는 게 그렇게 항상 공정한 건 아니거든.


정말 간단하게 말해서, 여론 폭망이 정권 행태에 대한 진짜 공명정대한 평가가 맞았다면 한쿸의 우익우파 진영은 수십 년에 걸친 독재 행각의 원죄와 IMF라는 초 거대 실책의 역풍을 맞고 애저녁에 역사의 저 편으로 사라졌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정말 그러했나? 


무수히 많은 실책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이후에도 우익우파 진영은 한국 정치 절반의 지분을 보유한 '정치 재벌'로 떵떵거리며 살아왔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민심이 정말 천심이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이유는 간단하다. 독재건 IMF건 나라를 팔아먹건 나발이건, 이 나라엔 무슨 일이 있어도 우익우파진영만을 지지해 온 '산업화 세대'라는 막강한 여론 집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 반대편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무조건적으로 민주진보진영만을 지지하는 '민주화세대'라는 여론 집단이 산업화 세대에 대한 정확한 데칼코마니로써 존재하고 있다. 


(현대 한국 정치를 거하게 말아먹어온 주범인..)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이 거대한 두 적폐 집단은 극단적으로 상호 배타적인지라 쟤네 편이라면 세종대왕이라도 비토하고 우리 편이라면 이완용이라도 환영한다. 한국 정치는 이 도식에 의해 돌아가는지라 각 정권은 자기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나라 전체를 잘 아우를 수 있을까?"와 같은 건설적인 문제의식 따위가 아닌, "어떻게 해야 주류 지지집단에게 '우리가 남이가?'라는 의식을 지속적으로 주입시킬 수 있을까?"와 같은 천박한 정치공학에만 천착하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고 말아먹어놔도 자기의 주 지지기반(산업화 or 민주화)에게 버림받지만 않았다면 기본 40%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으며, 또 이 정도면 국정을 끌고 가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한쿸 정치를 논하는 시작점이다.  


오직 '민심은 천심'이라는 교과서적 도덕률을 진심으로 믿는 순진한 정알못 정린이들 만이 정권의 공과로 지지율을 논한다.



자 그럼 굥짜장 정부를 보자. 

지금까지 언급한 정치공학 도식들로 볼 때, 사실 굥짜장 정권은 처음부터 많이 불행했다. 




우익우파들에겐 불행히도, 오늘날 우익우파 진영은 둘로 양분되었다. 그 분열의 시작이 쥐박이와 503 히메사마의 대립부터였는지, 히메사마의 탄핵에 대한 찬반으로부터 였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찌 되었건 우익우파 진영은 분열되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이다. 


1 사분면 자유주의 우파와 4 사분면 권위주의 우파.


우익우파의 지배자가 되려면, 이제 더 이상 서로를 같은 진영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이 까다로운 별개의 두 집단을 개별적으로 만족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굥짜장은 준스톤과 지난한 대립을 거치면서 준스톤을 신봉하는 1 사분면의 젊은 자유주의 우파 칭구들의 지지를 날려먹었다. 그럼 남은 4 사분면 권위주의 우파들은? 그들은 자신들이 목숨처럼 신봉했던 503 히메사마를 깜빵으로 보내는데 굥짜장이 기여했음을 잊지 않는다. 그들은 굥정부를 손쉽게 신뢰하기 어렵다.


천박한 지지층 정치가 알파이자 오메가인 이 수준 낮은 정치판에서, 시작부터 이런 구도가 나와버리면 사실 세종대왕이라도 맘 놓고 지지받기 힘들다.  


반면 민주진보진영은 우익우파보단 상황이 좋다. 물론 이 동네에도 '명낙대전'이라는 피 터지는 혈전이 있었고 이로 인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골수 정덕후들의 문제이지 민주진보인 다수의 문제는 아니다. 그들의 수장(?)이 '명'이건 '낙'이건 다수의 민주진보인들은 계속해서 '민주진보진영'을 지지할 것이다. 명낙대전은 어디까지나 지도부 간의 권력다툼이었지 일반 지지층까지 서로를 적으로 여기게 될 만큼의 깊고 진지한 사상다툼은 아니었기 때문.  


그리고 이게 민주진보진영의 지지가 굥짜장이나 국힘보다 높게 나오는 이유이다.


하지만 그런 민주진보진영이라고 마냥 맘 놓고 있기는 어려운 게, 한쪽에서 그렇게 똘똘 뭉쳐있는 모습을 보이면 소위 말하는 '중도층' 사람들은 거기에 반감을 느껴 결정적인 순간에 더 부실해 보이는 반대편을 안티테제로 지지해버리는 양상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골수 지지층만 따지자면 민주진보쪽이 더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민주진보진영이 대선과 지선에서 연속으로 패배한 이유이다.



작가의 이전글 MZ세대 이야기 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