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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15. 2022

이슬람 권위주의를 할 '자유'?

자유주의는 생각만큼 자유가 아니거든ㅇㅇ


카타르 월드컵 계기로 또 '자유주의의 모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자유'라매? 이슬람 정부가 여자들한테 히잡 강제하고 혼외정사와 동성애를 금지할 '자유'는 '자유'가 아닌가?"





반복하는 말이지만, 서구식 '자유'주의는 그 명칭이 '자유'라는 이유로 매번 별의별 시답잖은 명칭 논쟁에 휩싸이곤 한다. "'자유'라면서 왜 도둑질하고 강간하고 강도질할 '자유'는 허락 안 해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모든 인간이 예수 부처가 아닌 이상은 인류사회에서 완전한 의미의 '자유'란 불가능하다.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이는 뻑하면 '자유'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길 좋아하며 애지중지하는 서방세계 국가들이라 해서 다를 바 없다.


그럼 서구식 '자유'주의란 대체 무엇이며, 또 무엇을 지향하는가? 


우리가 종종 서구식 '자유'라 부르는 그것을, 그 의미에 좀 더 걸맞게 개칭해서 부르자면, '개인 개별주의' 즘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명칭이 그 본 의미를 더욱 잘 표현한다고 보는데 여튼 서구식 '자유'주의는 절대 '자유'가 아니다. 용어의 사전적 의미에 얽매여 소모적인 논쟁에 휩쓸리지 말자.


개인 개별주의. 어떤 공동체적 통일성에 얽매이지 않고, 각 개인이 자기 색깔대로 개별적으로 살아가는 상태를 중시하는 사상이다. 각 개인은 서로에게 (공동체라는 명분으로..) 함부로 영향력을 행세하려 해선 안된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을 생각이 아니고서야, 사람인지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면 인간 간의 상호교류는 오직 '거래'라는 형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 어떤 강압도 존재하지 않는 독립된 개인들이 자발적인 의지로 시장에서 각자의 편의를 주고받는 것이다. 과일이건, 술이건, 혹은 성매매건...


그럼 강도는 왜 나쁜가? 피해자가 되는 사람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 개인의 편익을 갈취했으니까요.



이러한 자유주의 세계에서 각국의 정부는 국민들에게 통일성이란 명분으로 빨간색 옷을 입을지, 파란색 옷을 입을지를 규정하려 해선 안되며, 무슨 색 옷을 입을지는 철저하게 개별 개인들의 판단 몫이어야만 한다. 정부가 통일성을 명분으로 옷의 색을 규정하려는 행위 역시 개개인의 동의 없이 그 편익을 제약하는 일종의 '강도짓'으로 가정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특성상 국민 개개인의 만장일치를 바라며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현실적으로 정부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할 순 없다 해도) '개인 개별주의'의 이념 하에서 그 역할은 가능한 축소되는 게 좋은 것이다.  


이러한 서구식 '개인 개별주의' 관념 하에선 당연히 정부의 권한이 막강해 개별 개인들의 삶에 깊게 관여하는 상황들은 잘못된 상황인 게 된다. 이슬람 신정주의 정부라던가, 권위주의 파쇼 정권들 말이다.


당신이 이 사상에 동의하건 반대하건, 서구식 자유주의(개인 개별주의)란 이런 것이다.




"'서구식 자유주의(개인 개별주의)' 입장에선 개개인에게 히잡을 강제하거나 동성애를 금지해선 안 되겠지만 반대로 개개인에게 히잡을 금지하거나 동성애를 강요해서도 안 되겠네?"


당연하지! 서구식 자유주의(개인 개별주의)라면 당연히 정부는 국민 개개인들에게 히잡을 금지하거나 동성애를 강요해서도 안된다! 이를테면, 공공장소에서 종교적 신념 표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프랑스의 '라이시떼' 정책은 무슬림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는 것조차도 금지하는데 이는 '세속주의'라고는 할 수 있어도 '자유주의'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프랑스식 세속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적인 반발 역시 상당하다. 프랑스가 자유주의 국가라면 개별 개인들이 개인의 의지로 히잡을 착용하려는 걸 막아서도 안된다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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