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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24. 2022

2002년의 대한민국은 아름다웠냐?

억지 프로파간다가 만들어낸 가짜 이상사회

별도의 폭압이 없이, 모든 구성원이 서로서로를 사랑하면서 유지되는 그런 알흠다운 자발적 공동체. 나 역시 그런 공동체를 지향한다. 인류사회의 궁극적인 도달점이며 헤겔식 절대정신이 완성되는 지점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런 적이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공동체는 모든 인간이 예수 부처가 되기 전까진 결코 가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예수 부처일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집단 구성원이 100명만 되어도 게 중엔 서로 미워하고 반목하는 관계가 반드시 끼어들기 마련이다. 이건 필연이다. 


때문에 모든 인간이 예수 부처가 되는 궁극의 지점에 도달하기 전까진, '잘 돌아가며 기능하는 쓸 만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식은 필연적인 억압과 통제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필자가 좌파경제적 이상향이라고 그렇게 물고 빠는 북유럽 역시 '세금'이라고 하는 '폭압적 강탈(feat. 리버테리언)'과 강제 재분배라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만약 '세금'이라고 하는 공권력에 의한 '폭압적 강탈'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착한' 북유럽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거두어 약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 X소리 말자! 바이킹 본성으로 돌아가 전부 저 먹고살 것만 챙기기 바쁠 것이다. 그게 인간이다. 많은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북유럽 복지국가는 공권력에 의한 적절한 폭력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마치 4 사분면 전통 권위주의에 대한 옹호로 비추어질까 봐 첨언하자면, 그런 '강압적인' 공동체를 형성/유지하려 해도 그러한 공동체가 불가피함을 설득하고 구성원들 간에 합의를 보는 절차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우리 4 사분면 칭구들은 박정희, 전두환 수령동지(?)의 령도 하에 그런 자질구레한 절차 따위 그냥 땅끄로 밀어버리고 빨리 '폭압'을 시행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니까 그게 싫은 거고. 요즘은 대안우파가 하도 많아서 이런 첨언도 하나하나 남겨줘야 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폭압이 아닌 선량한 개개인의 착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예쁜 공동체"에 집착하는 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복하지만 그런 건 모든 인간이 예수 부처로 '진화'하지 않고서야 가능할 수 없다. 가능할 수가 없는데도, 많은 '폭압적 공동체들'은 스스로를 자발적 사랑으로 돌아가는 알흠다운 공동체인 양 광고하고 싶어 한다. 각종 정치적 프로파간다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모든 구성원의 아가페적인 상호 사랑을 바탕으로 돌아가는 양 공동체에 대한 거짓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려 한다면, 필연적으로 공동체 내 가장 아프고 썩은 부위들은 억지로 감출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민주진보 리버럴 힐러리클린턴스러운(비유는 이렇게 적었지만 당연히 '그들'만 그런 공작을 펴는 건 아니다. 당장 부카니스탄의 수많은 선전그림들을 떠올려 보라.)' 각종 거짓 가식 위선들이 동원된다. 그리고 필자는 그런 시도들을 특별히 그켬한다.


어차피 공동체는 폭력이 없이 유지될 수 없다. 그냥 이 점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그 폭압을 통해 얻은 효율과 성과만 선전하면 될 텐데, 애써 어둠을 감추고 밝은 면만 보여주려 하는 그런 민주진보 힐러리클린턴스러운 가식과 꽃밭 위선이 너무나도 역겨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여기저기 남겨 둔 저런 '프로파간다'에 너무 감명을 받은 어떤 이들은, 불행히도 인류 역사속 어느 특정 시점 특정 지역을 '인류의 이상이 실현된 알흠답고 고결함으로 가득한'으로 여기게 된다.



전근대 인류 농경사회, 나치 독일, 88 올림픽 한국, 이슬람 움마 공동체, 기타 등등.. 


이를테면 모 페친은 2002년 한국이 바로 '그런' 사회였을 거라고 간절히 믿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의 시계추를 2002년까지 되돌려놔야 한다고 제법 간절히 생각하는 듯하다.




2002년은 NL계 운동권 세력의 전성기였다. 노무현 열풍에 힘입어 'NL정신의 영향을 받은' 많은 운동권들이 재야에서 나와 공식적인 감투들을 쓰게 되었고, 당연히 우리 사회 도처에 'NL정서'라는 것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남들 있는데서 '한민좆 부칸'을 비난하거나 '미제침략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할 수 없었다는 것 정도야 당연히 디폴트값인고ㅋ(보수정당 한나라당조차도 그러했다.)


NL 운동권 녀석들 특징 중 하나가, '인간적이고 따뜻한 공동체'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 따뜻함이란 게 부카니스탄식 따뜻함이라는 게 문제지 엌ㅋㅋㅋㅋ


간단하게, 무리에서 삐딱선 타는 반동분자 새퀴들 다 때려잡아 놓으면 당연히 무리는 언제나 아가페적 사랑으로 가득한 따뜻하고 이상적인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학교에 높으신 분이 오셔서 묻는다. 


높으신 : 이 반에 학교폭력 같은 거 있어?

일진 : (빠르게 찐따와 어깨동무를 하며 속삭인다.) 웃어.. 웃어 씨발려나. 안 그럼 이따가 뒤진다..

         어휴~ 그런 게 있겠습니까요~ 우리는 너무 사이가 좋아서 탈이에염*^^*

높으신 : 음~ 여긴 학교폭력이 없는 밝고 명랑한 학교로군. 훌륭해!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자매품 "000일째 무사고. 내무부조리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 00부대!"


(참고로 학교폭력 조사할 땐 "어휴~ 요즘 그런 게 어디 있나요? 우리 애들은 다 착해서 폭력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라 말하는 그 새퀴부터 잡아 조져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무언가'가 나오게 되어 있다.)


학교폭력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지만 분량상 이즘에서 줄이도록 하고, 여하튼 모 친우가 그토록 물빨핥는 "2002년 4강 진출의 영광된 대한민쿸"이란 이런 곳이었다.


뭐? 당시 애들은 놀이터 운동장에서 서로 어우러져 아름답게 놀았는데 지금 애들은 게임이나 하고 있다고? 근데 나한테는 그 게임의 대중화현상이 구원이었거든? 몸 약하고 운동 개 못하지. 오프에서 어울려봐야 일진애들한테 찐빠나 먹지. 찐따들한텐 방구석에서 남 안 만나고 혼자서도 놀 수 있는 '게임'이란 게 얼마나 대단한 은총이었는지ㅠㅠ



그 자~~ 랑스럽다던 월드컵때도 그래. 뭐? 지구 반대편의 터키 놈들에게 패배하면서도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다? 아~ 세계시민정신이여~ 


응 그랬지. '반미주의 독재자' 에르도안이 다스리던 터키한테는 "형제의 나라"라는, 정작 그네들은 관심도 없는 문구로 그토록 처 빨아줬으면서도 그전에 거쳐갔던 서방세계 국가들 쪽에만 X랄X랄했었지! 독일이랑 4강전 붙을 때 존나게 큰 나치 깃발 들고 와서 "히틀러의 자식들아 꺼져라!"이 질알해서 외국에선 깨나 시끄러웠는데 한쿸에선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었지 아마?


그러니까 '2002년 알흠다웠던 대한민국'이 Dog Jot빠는 소리 좀 작작 들렸으면 좋겠다! '자유' 이전의 세상은 아름다웠는데 '자유'가 사람들을 배려놨긴 니미 옘병


이 말고도 '2002년 대한민국'하면 이것저것 할 말들이 썩어나는데 그건 차후를 위해 남겨두도록 하지ㅇㅇ

사실 'NL'이 하나만 하더라도 A4용지 5장은 채움ㅇㅇ


+과거에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어떤 이상사회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적어도 복고주의자들이 뻔질나게 들고 나오는 '그것들' 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장담할 수 있다. 전근대 농경사회, 나치독일, 88 올림픽 한국, 소비에트 연방,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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