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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29. 2022

바다 건너 대안우파 칭구들 이야기

다시 전근대적 예속상태로..!

조던 피터슨을 이어 대안우파의 화신으로 떠 오른 앤드류 테이트는 두 달 전 즘 해서 이슬람으로 전향했다. 그리고 이때를 전후하여 대안우파진영에서 이슬람에 비교적 호의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슬람에 대한 혐오가 서구 대안우파의 정서적 동기였음을 감안할 때, 참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쟤들 대체 왜 저러는 걸까? 이슬람은 전통 가부장적 가치 하에 여자를 마음껏 두들겨 팰 수 있고 호전적이며 폭력적이고 전근대적이니까! 그게 맘에 들어서!(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껄렁 앤드류 테이트의 이슬람 개종 동기 및 소감에 대해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 지점에서 '진정한 이슬람'이란 무엇인지를 논 하는 건 의미가 없다. '대안우파 칭구들'에게 '이슬람'이란 대상이 어떤 맥락으로 받아들여졌는지를 논하는 것뿐.


(참고로 대안우파들의 이러한 이슬람 접근 동기와 맥락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일종의 '종교적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진보적' 무슬림들도 더러 있다.)


간단하게, 대안우파 자신들이 가진 '근대적 인간'을 향한 위악 심술을 해소하기 위한 그 극단으로 이슬람마저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동네에선 네오나치 하일 히틀러 정도로는 더 이상 힙하지 않은가 보다ㅇㅇ



...


반복되는 말이지만, 필자가 대안우파들에게 가장 실망하게 된 지점이 바로 '근대적 인간해방'에 대한 부정이었다. 


전근대의 인간은 한 명의 왕/황제를 위해 존재하는 노예 도구이자 신께 바쳐지기 위한 재물일 뿐이었다. 그리고 노예 재물 따위에게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왕, 황제, 신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언제든지 온몸이 불에 타 죽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며, 단 한 명의 황제를 위해 백만인의 백성이 죽어 나자빠진다 한들 전근대의 도덕률 하에서 이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근대'가 되면서 인간은 도구에서 주인으로 탈바꿈된다. 타락한 섹스건 넘치는 폭음 식탐이건 인간은 스스로의 쾌락과 기쁨을 찾을 권리를 얻게 되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공동체주의, 공화주의, 하다못해 박정희식 전체주의 역시 그 '총론'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의 차이가 있을 뿐, '잘 먹고 잘 싸는 인간'이라는 총론 그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는 스스로를 '탈근대주의'로 규정했던 68 혁명 신좌파들 역시 부정할 수 없었던 총론이었다.  


그런데 일부 극단적 대안우파들은 이 '인간해방'마저 의심하고 부정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페미니 피씨니 하는 현대 민주진보 리버럴들의 추태 역시 그 기원을 따져 들어가자면 다 '근대적 인간해방'에서 유래되었다며 말이지. 인간을 다시 전근대적 예속상태로 전환시켜 피라미드 벽돌더미나 나르다 가혹한 채찍질 속에서 맞아 죽는 상태로 되돌아가야 페미 피씨 같은 현대 사회의 '오류들'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내가 너희들에게 더 좋은 답을 내려줄 수 있을 거 같은데, 애초에 인간이 없으면 문제도 없다. feat. 스탈린. 


선각자 강철의 대원수께서 '인간분쇄'에 그토록 열을 올리셨던 이유도 다 위와 같은 진리를 일찍부터 깨달으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대안우파 여러분들은 그분의 유지를 이어받아 인간멸망을 위한 노오오오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하자.



+참고로 푸틴의 정신적 멘토라는 알렉산드르 천공 두긴 스승(?) 께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제침략자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구좌파 공산주의자에서부터 극우 파쇼, 이슬람 원리주의를 포괄하는 반미 대 연정(???)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정말이지 조던 피터슨 정도면 선녀 of 선녀였다. 정말 꽃이 지고 나니 봄이었던 것이다..

코.. 코이츠... 대안우파 네 녀석들은... 정말 [페미]마저 뛰어넘을 생각인 거냐..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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