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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Dec 31. 2022

대안우파 메타인지 성공&실패

너무 일찍부터 망가짐

1. 4년 전, 히키코모리 필자가 처음으로 방문을 열고 나와 세상과 접촉했을 때 필자가 대안우파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과대망상증 환자의 SF 소설 정도로 받아들였다. 페미 피씨 때문에 빡친 젊은 남성들이 민주진보 리버럴 진영 반대편에서 강력한 정치적 안티테제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정치적 판타지는 결코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어!


그래서 지금은?.. 각자 판단들 하시기 바란다. 




2. 필자의 예측이 전부 다 맞아떨어진 건 아니다. 일부 정정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는데..


.. 4년 전 필자는 페미 피씨로 인해 민심을 상실한 민주진보 리버럴 진영이 너무 급격하게 몰락해버리고 그 빈자리를 꿰어 차 절대강자로 등극한 대안우파들이 이상하게 변질되어 버리는 상황을 우려했었다. 당시만 해도 대안우파는 단순한 페미 피씨 반감을 제외하곤 그 어떠한 사상적 통일성도 없는 집단이었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도 튈 수 있었거든. 갸들 정신상태로 봐서 제대로 흘러가긴 힘들 것 같은데 그게 우려된다고 말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주진보 리버럴 진영이 너무 급격하게 몰락해 버리는"미래 같은 건 찾아오지 않았다. 민주진보 리버럴 진영은 생각보다 튼튼했다. (아니면 대안우파놈들이 생각 이상으로 너무 멍청했다던가. 원래 그런 줄은 알았지만 그 이상이었던 거지. 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제1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대안우파는 젊은 남성층의 지지를 기반하여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세력을 형성했지만


민주진보 리버럴진영 역시 남은 절반의 지지를 굳건히 하며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는데 이는 결코 하루이틀에 무너져 내릴 걸로 보이지 않는다.   





3. 반복하는 말이지만, 역사 속에서 어떠한 헤게모니가 성장하고 몰락하는 과정에는 어떤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기존 주류 헤게모니가 타락하고 그 모순을 드러내며 몰락해갈 때, 그 모순을 비집고 새로운 헤게모니가 탄생하며 또 성장해 간다. 이 새로운 헤게모니는 기존의 주류 헤게모니의 지분을 착실히 잠식해가다 종국에 기존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무너뜨려 그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승리자가 된 시점에서 이 새로운 헤게모니 역시 몰락해 간다. 


'적의 몰락'은 그간 '투쟁'이라는 슬로건 아래 감추어져 있던 아군의 내적 모순을 노출하며, 견제받지 않는 상황에서 엘리트들은 점차 '맛이 가기 시작' 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아크튜러스 멩스크 내지 현실정치의 민주진보 리버럴들은 이 도식에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68 혁명으로 기존 근대주의의 한계를 공격하며 튀어나와 세계의 정신문화관념 시장을 꿰차고, 이후 페미 피씨 X랄을 통해 그들의 본색을 드러내다 그 한계를 노출하는 모든 과정들 말이다.


반면 대안우파들은 좀 다르다. 


보통은 꽃을 틔우고 나서부터 썩기 시작하는데, 이들은 꽃을 틔우기도 전부터 구린내를 온 사방에 풍기며 썩어 문드러지는 중이다. 백신 딥스테이트 코로나 음모론, 푸틴과 침략전쟁 찬양, 민주주의 부정, 국회의사당 깽판축제, 전근대식 왕정과 종교 원리주의 체제 찬양, 이슬람 전향, 부정선거 SF 소설집필, 쿠데타 모의 등등 주옥같은 삽질들 말이다. 이렇게 되면 절~대로 민중 다수의 지지를 확보할 수 없다. 심지어 대안우파 진영 내에서도 말이다!  


5G 송전탑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드아~~


결단코 장담하건대 푸틴의 전쟁은 세계 대안우파들의 세력을 강화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분열과 약화를 가져왔지! 이탈리아의 멜로니 역시 푸틴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서야 간신히 집권할 수 있었다.





4. 요즘 와서 드는 생각들이 있다. 개인적인 음모론(?)인데 어쩌면, 정말 어쩌면 이 모든 과정들 조차 민주진보 리버럴들의 계산 하에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전에도 말했지만, 민주진보 리버럴들은 그들이 그렇게나 팔아먹던 여성, 흑인, 무슬림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어 갈수록 정치진영으로써의 동력을 상실해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를테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이렇게 올라갔는데 아직도 페미니즘이 필요하냐?"라는 반문은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민주진보 리버럴진영을 착실하게 괴롭히고 있다.   


어쩌면 그들에게 '새로운 적'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까? 대체로 무식하고 멍청하고 모자라서 이래저래 놀려먹기 좋은, 억세고 드세기만 한 답이 없는 빌런집단을 말이다.      




5. 대안우파는 그저 페미 피씨의 모순이나 물어뜯고 있을 때가 가장 소구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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