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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09. 2023

뭐? 올 겨울이면 우크라군의 승리가 확정되지 않겠냐고?

우크라이나의 피 흘리는 꼭두각시 서커스

작년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결국 카불까지 탈환하고 세속주의 반군이 탄지시르의 산골에서 재규합을 선언했을 때, 많은 이들이 탄지시르 반군에게 큰 기대를 걸었었다. 하지만 난 "반전은 없다."라며 콧웃음을 쳤고 실제로 탄지시르의 세속주의 반군은 얼마 안 가 손쉽게 진압되었다. 그리고..


작년 가을, 우크라군이 하르키우주를 탈환했을 때만 해도 올 겨울 정도면 우크라군이 크름반도는 아니어도 최소한 전쟁 전 전선까지는 손쉽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난 콧웃음을 쳤고, 실제로 지금 우크라군의 돈바스 방어선은 붕괴 직전에 있으며 그들이 그토록 자랑했던 '바흐무트 요새'는 4면 포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톨아이톨


그럼 왜 나님은 '이런 결과들'을 '먼저' 예측할 수 있었을까욤?

시리아 내전 10년 덕후질을 하면서 '서방 자유민주주의 통치자들'의 니즈를 어느 정도 읽을 줄 알게 됐으니까욤




서방 자유민주의 지도자들은 표면적으론 언제나 "모든 전선에서 자유의 적들과 싸울 것이며, 자유의 적들이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싸움을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사실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미영프+독의 국력 비중은 압도적이기 때문에, 만약 이들이 (그들이 '표면적으로' 주장해 온 바와 같이..) 진심으로 각 잡고 총력전 태세로 모든 분쟁지역에 개입해서 속칭 '자유의 편'을 끝까지 지원했다면, 지금 일어나는 모든 국지적 분쟁들은 '자유의 승리'로 끝나고도 남았어야 한다. 이를테면 우크라군은 당연히 크름반도까지 모든 실지를 탈환하고 전쟁을 끝냈어야지ㅇㅇ


문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거다. 핵전쟁 발발의 위험성, 반미진영의 불만고조, 내부 정치 반발, 득 보다 실이 더 큼, 등등의 이유로 서방 자유민주주의 지도자들은 분쟁지역의 '자유 진영' 들을 100% 다 지원해주지는 않는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일반 대중들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두꺼운 장막 뒤에서 반대 측 지도자들과 '딜'을 보며, 그 정치적 딜의 결과물이 현장에 실재하는 '전선'으로 구현된다. 전장에 구현된 전선은 전쟁이 아닌, 철저하게 '장막 뒤 정치'의 결과물임에도 사람들은 양측 군인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 착각하는 것일 뿐ㅇㅇ


아, 오해는 하지 말자.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필자는 철저하게 우크라의 승리를 바라는 '우뽕'이다. 현실이 바람과 달라서 문제라는 걸 말하려는 것일 뿐ㅇㅇ




서방 '자유민주주의' 지도자들은 뚜껑 열린 러시아가 핵버튼을 눌러 버리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푸틴과 두긴이 애지중지 길러 온 '세계 반미 극우 전근대주의자들'의 여론 역시, 그게 압도적이진 않더라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러시아의 무서움은 이 두 개로부터 나온다. 핵버튼, 세계 반미 극우 전근대주의자들. 고려 요인으로써 러시아의 '실재하는 재래식 군사력'은 한 2473번째 즘 될 것이다..)


때문에 서구 자유민주주의 지도자들은 적당히 러시아의 체면을 살려주고 "이겼다고 말 하긴 힘들어도 진 것도 아닌.." 수준에서 전쟁을 종결 짖고 싶어 한다. ㅇㅇ우크라이나 분할.


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 들어 "서방에서 우크라이나를 분할하는 식으로 종전하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 카더라~"하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온다는 거. 이 역시 필자가 반년 전부터 말해왔던 바 그대로이다. 여러분들은 믿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아이톨쥬 아이톨쥬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작년 하르키우 일대에서의 빛나는 승리 이후 젤렌스키의 목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는 거.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는 계속해서 "끝까지 싸울 것"을 외치고 있으니까. 서방 입장에선 이게 부담스러운 거고 젤렌스키 목의 힘을 좀 빼놓을 필요성을 느끼는 거지. 그게 지금 바흐무트 일대에서 나타나는 우크라군의 위기인 것이다.


+참고하실 예전 글 : https://brunch.co.kr/@pmsehwan/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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