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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r 13. 2023

주당 69시간

노동생산성은 게으름의 척도가 아니다.

주당 69시간 이것도 말 많은데..

이미 52시간만 해도 세계 톱클래스인데 이것조차 부족하다고 안달복달이다.


물론 외국의 기준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고 외국이 하는 방식을 한국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할 의무는 없다. 외국보다 한국이 더 좋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고. 하지만 외국보다 일부러 나쁘게 갈 필요는 없는 법.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도,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도 모두 '한국만큼' 많이 일 하지는 않는다.


안티페미들도 생각을 해 보자. 야근 특근에 시달리며 돈을 버느라 바빠서 가족 식구들과 눈도 못 마주치는 아빠들의 삶을 남성의 피해서사로 전시할 거라면,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한국의 주당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비판적 관점을 견지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이미 수년 전부터 좌파경제 이야기 하면서 주야장천 언급했던 부분이다.



그리고 추가로 제발 "낮은 노동생산성"을 한국 특유의 과도한 근무시간에 대한 변명으로 끌고 나오지 좀 말자. 그거 별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소득을 근무시간으로 나눈 거다. 이걸로 게으름 운운한다면 하루 12시간 땡볕아래 사탕수수밭에서 일사병에 쓰러질 정도로 일 한 남미의 반노예 노동자는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고급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웹서핑 하다가 클릭 몇 번으로 수 천만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고오급 금융노동자보다 게으른 게 되어 버린다. 


하루 12시간의 노예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이 고오급 금융노동자보다 낮다고 해서, 하루 12시간씩 노오예처럼 일 하는 사탕수수 노동자들이 게으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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