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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ul 26. 2023

서이초 "여전히 우리 민주진보는 잘못되지 않았어요^^"

정치에선 본질이 아니라, 본질에 부여되는 프레임이 더 중요하다.

수도 없이 논해온 말이지만, 정치사회에서 중요한 건 물리물질적이고 실질적인 물자체, 본질이 아니라, 그 본질이 어떤 사상, 어떤 관점, 어떤 맥락으로 '포장'되는가 하는 여부이다.(수치적 본질을 중시한다는 자칭 이성주의자들 까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정치사회 논의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리고 민주진보 리버럴 진좌파들이 무서운 게, 그들은 이 사상 맥락싸움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정치적으로 몇 번 패배할지언정 사상 맥락 싸움에선 한 번도 지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


백인 여성 A와 무슬림 남성 B, 이 두 사람이 싸웠다. 그리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정치적으로 따진다고 하자.

A가 잘못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올 경우, 민주진보진영은 A가 가진 백인 기득권이 이 모든 죄악의 원흉이며, B의 무슬림 소수자 정체성이 피해를 보았다고 말한다.

B가 잘못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올 경우, 민주진보진영은 B가 가진 남성 기득권이 이 모든 죄악의 원흉이며, A의 여성 정체성이 피해를 보았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둘 중 누가 잘못을 한 상황이건, 민주진보의 '사상'은 패배하지 않는다. 매사가 이런 식 이기에 민주진보진영은 사상 맥락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그 사상적 완결성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서이초. 이미 필자는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립항으로 놓고 교사를 악마화했던 지난날의 경향성에 대해 반성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교조가, 더 나아가 민주진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성이 아니지. 민주진보의 사상 맥락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어야만 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새로운 맥락'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권이 아니라! 교사 '노동자'의 '노동권'입니다!"

"교사직업을 가진 노동자의 인! 권! 이 침해를 받은 겁니다 여러부운!"


그렇다! 교사이기 이전에 '노동자'이며, 이 '노동자'가 '사용자(학생, 학부모)'에게 피해를 받았다는 정치사상 맥락으로 나아가면, '민주진보의 사상'은 다시 한번 면죄부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근데..

... '교사인 노동자의 인권'이 '교권'이 아니면 뭐냐..? 꼭 집채만 한 쌍몽둥이 들고 와서 애들 죽을 때까지 패야 '교권'이야? 또 말장난하지? 또 민주진보식 사상 프레임 만들지?


멍멍이 소리 하지 마시구연, 인정할 건 좀 인정하세요. 민주진보진영은 한 때 '교사'에 적대적이었습니다. 이거 X 같아서 전교조에 맘 돌린다고, 교사들의 노조라면서 왜 교사를 위하지 않냐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한 둘이 아니었다고ㅇㅇ

애초에 전교조가 있는데 교총이나 교사노조가 왜 별도로 만들어졌을까? "전교조는 교사를 위하지 않는다!"라는 '교사들'의 문제의식 때문 아니야?



+민주진보에선 심지어 죽은 교사가 여성이니까 이 역시 (교권 이전에) 여성 피해서사로 해석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더라?ㅋ


++정치에선

누가 죽었는지가 아니라

그 죽음에 '어떤 해석'이, 어떤 프레임이 부여되는지가 종종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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