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Oct 13. 2023

4 사분면 전통 보수 권위주의 허용 한계선

박정희, 푸틴, 두긴, 이슬람 원리주의, ETC...

4 사분면 전통 권위주의 계열은 전부 다 악인가? 배제가 불가피한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와서 이 부분에 대한 정리를 좀 해 두려 합니다.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두 부모가 있다.

한 부모는 자식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바람에 과한 통제와 억압을 했다. 편의상 '부모 A'라고 하자.

다른 부모는 맨날 술과 노름으로 가산을 탕진하면서 자식들 교육은커녕 학교도 못 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른 나이부터 자녀를 공장 일터로 내 몰아 자신의 술값을 대신 벌어오게 시켰다. 그리고 술값을 충분히 벌어오지 못하면 때렸다. 편의상 '부모 B'라고 하자.


부모 A의 과한 훈육이 설령 비극적인 결과들로 이어질 수 있다곤 해도(ex : 사도세자) 어찌 되었건 '자기 새끼를 (과하게..) 사랑했다.'라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 B는 다르다. 이 부모는 단순히 부모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정도를 넘어 애초에 자식을 사랑했는지조차 의문이다. 자식을 그저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위한 노예 가축 소모품 물건쯤으로 치부했으니 말이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자기 자식이 술 값 벌어온답시고 무리를 하다가 공장 기계에 몸이 끼어 손 발이 갈려나간다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목숨까지 잃었다 해도, 그저 돈 벌어다 줄 일꾼 하나가 줄었음을 아쉬워할 뿐이다.


둘 다 아동학대를 범했다 한들, 부모 A와 부모 B는 분명히 다르다.





박정희를 비롯한 많은 독재자들은 자신이 가진 독재권력의 명분을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에 두곤 했다. 그저 명분에 불과했다 하더라도 아무튼 '인본주의'의 틀을 벗어나진 않으려 한 것이다. '사람을 위한 권위주의'ㅇㅇ


하지만 어떤 범주의 정치에선 그렇지 않다. 어떤 이들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애초부터 신이나 왕, 황제와 같은 특정 고결한 대상을 위해 헌신하는 노오예 내지 물건 가축 소모품이라고 '공식적으로' 가정한다.

당연히 이런 계열에서는 '그 고결하다는 대상' 하나를 위해 전 인구의 90%를 희생시키더라도 원칙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이란 애초부터 그렇게 채찍으로 뚜드려 맞다가 소모되어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하찮은 가축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니까ㅇㅇ


주로 극단적인 종교 원리주의 집단들이 이 범주에 들어가는데, 자살테러나 민간인 학살, 심지어 갓난아기조차 아무렇지 않게 찔러 죽일 수 있는 멘털리티는 그냥 발생한 게 아닌 것이다. 인간이란 그저 신을 위해 존재하는 하찮은 가축 소모품에 지나지 않기에 민간인, 아기, 심지어 자기 자신의 목숨마저도 그리 하찮을 수 있었던 것.





필자가 4 사분면 전통 권위주의 정치계보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않음과 별개로, 대안우파현상과 함께 그쪽 계열 정치진영의 주가는 나날이 상승하는 중이다. 문제는 4 사분면 전통 권위주의 내에서도 구술했듯 '인간'을 어떤 존재로 보는지 여부에 따라 타협할 수 없는 중요한 구분선이 발생하는데 실제 지금 떠오르고 있는 4 사분면 정치진영들이 이 지점에 대해서는 전~~ 혀 논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을 위해' 독재해야 한다는 박정희 부류의 이들과, 애초부터 사람 목숨 따위 아무짝에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진성 전근대 신정주의 내지 봉건 왕당파들이 마구잡이로 섞여버리는 것이다.


이 즘 되면 느끼겠지만, 필자가 4 사분면 전통 권위 칭구들에 대한 수용여부가 결정되는 구분선이 여기에 있다. '인간을 위한 권위주의'를 주장한다면, 그래도 소통은 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과 행복, 주권에 대해 아예 처음부터 인정을 하지 않고서 인간을 다른 더 고결한 특정대상을 위한 소모품 가축 노오예로밖에 보지 않는 계열, 이들에 대해서는..

.. 그냥 간단하게 현대 세속정치에서 수용될 수 없고 그저 박멸대상인 해충이며, 전근대의 찌꺼기로 여길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페미니즘조차도 '인간을 위해서'라는 형식은 갖춘다.




+마키아벨리나 기타 잇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오늘날 기준으론 파쇼라 볼 정도로 강한 중앙권력을 긍정했다곤 해도 그 권력이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전근대의 기준에선 급진 반역자가 될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해야만 한다.(그리고 기타 잇키는 '실제로' 군주(천황)에 대한 반역 혐의로 처형을 당했다.;;)

왕권을 인정했지만 그 왕권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주장한 홉스와 같은 사회계계약론자들이 지금 기준에선 꼴통 왕당파겠지만 당시 시대 기준에선 급진 반역자로 취급된 이유라고 전에도 이야기했었다.


작가의 이전글 하마스의 삽질과 가자의 비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