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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Oct 14. 2023

결국 전멸한 대안우파

더 이상 대안우파는 없다.

한국에서 대안우파 심리의 근원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었다면, 서구권 대안우파 심리의 근원은 '중국, 이슬람(난민)에 대한 반감'이었다는 이야기를 누차 반복했었다.


서구권 사람들은 북중러 이란(이슬람) 겁나 싫어한다. 이건 그 동네에서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수치로 입증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민주진보 리버럴들이 반미 반서방주의에 찌들어 북중러 이란(이슬람)을 무지성으로 옹호해 준다고, 이게 서구인들의 불만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안우파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트럼프와 같은 이들을 그 지도자로 밀었다.


트럼프를 비롯한 '대안우파' 지도자들은, 적어도 초기엔 서구 민중의 바람을 충족했다. 반서방 국가면서도 전통보수주의의 종주국이라는 애매한 포지션을 가진 러시아에 대해서는 다소 온정적인 태도가 있었다곤 하나 그 밖의 중국이나 이슬람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비판해 주었고, 그러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민주진보 리버럴들의 시도에 대해선 '(그간 민주진보가 중시해 온..) 표현의 자유를 위반하는 가증스러운 위선'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렇게 한동안 잘 나가는 듯했다.


...


전통보수주의의 종주국으로 서구권 대안우파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던 러시아가 21년 느닷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들어가면서 모든 것들이 꼬이고 뒤틀리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한 전범국으로 낙인이 찍히고, 서구권 질서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었다. 러시아와 독일을 이어주던 가스 파이프라인은 박살이 났다. 



고립된 러시아를 구원해 줄 대상은 진작부터 서구권으로부터 배척되어 있던, 소위 '반미 반서방주의' 진영이었다. 북중 이란 이슬람 etc.. 이란의 드론과 부카니스탄의 포탄이 러시아를 돕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반미 반서방주의 진영은 급격히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게 알렉산드르 두긴이 처음부터 고려해 온 큰 그림일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건, 이제 러시아는 반미 반서방주의의 종주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러시아와 깊게 결착되어 있던 것으로 보이던' 서구권 대안우파 지도자들의 태도도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꽤 적대적이었던 중국 이슬람권에 대해 갑자기 포용적인 스탠스를 마구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페미 피씨로 더럽혀진 서방세계를 다시 정화시키려면 중국 이슬람 같은 전근대적 권위주의가 특효약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나?? 조던 피터슨은 그간 이슬람을 비판했던 발언들을 철회했고, 앤드류 테이트는 아예 이슬람으로 개종까지 해 버렸다.


이제 우리가 기억하던 그 마가 대안우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서구 대안우파라고 기억하던 그 자리엔, 이제는 그 지겹도록 봐 왔던 흔해터진 NL? 반미주의자들이 배치되어 있다. 페미 피씨를 비판하는 대안우파는 없다. 반미 반서방주의를 외치는, 북중러 이슬람이 하나로 단결하여 저 가증스러운 서방 제국주의 침탈자들을 응징해야 한다고 떠드는 NL 식 반미 정신병자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트럼프는 더 이상 '대안우파'를 대변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북중러 이슬람에 완벽히 포섭되어 '반미주의'를 대변하고 있다.


물론 이건 서구권 대안우파 민중들의 바람이 전혀 아니었지만, 대감님 세력을 가지지 못한 그 불쌍한 '민중'들은 이렇게 다시 한번 배신을 당하고야 말았다.    


...


왜 항상 다수 민중들의 바람은 이렇게 매번 실패로 끝나는 것일까?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민주주의' 조차도 진짜 민중의 바람을 대변하기엔 여전히 터무니없이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다수 민중의 의지보다 (사회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는..) 소수의 귀족 대감님들의 의지가 더 우선된다. 


페미 피씨 같은 거 싫어하면서 북중러 이슬람도 싫어하는 일반 민중들은 사회 인프라를 조종하는 전위세력, 대감님 세력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 반미주의 NL 이런 애들은 수십 년, 백 년이 넘도록 활동하며 전 세계에 충분한 대감님 인프라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수 민중의 의지가 소수의 대감님 인프라 체계를 당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반페미 운동하던 이들이 수십 수백 번씩 겪어왔던 그 좌절의 반복ㅇㅇ


필자는 이스라엘 지지하지 않음. 하마스 이스라엘 둘 다 지지 안 함. 짤은 트럼프의 최근 입장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올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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