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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Nov 07. 2023

정말 이대남이 병X이라서 그럴까?

전위세력의 유무

좌파세계에서 쏘오오오련을 숭앙할 때 매번 해 왔던 이야기중 하나가, "1917년의 공산혁명은 역사 최초의 '무산계급' 혁명"이라는 것이다. 무산계급.. 공산주의 용어로 쥐뿔도 없는, 순수한 민중이라는 의미이다.(삿된 말로 개돼지... 읍읍) 그리고 필자는 항상 이 부분에 의문을 가져왔고 말이다.


1917년 쏘오오오련을 만들어낸 이들이 정말 아무것도 없는 '순수한 개돼지들' 맞나? 진짜? 정말로?


당시 세계 공산주의 운동을 주도하던 이들은 주로 '인텔리겐차'라고 하는 지식인 계층이었다.

대다수 인민들이 초등학교는커녕 읽고 쓸 줄도 모르던 시절에 대학물까지 먹고 다녔던 이들이 결코 '순수한 개돼지 계층'일 수는 없다. 하다못해 마르크스조차도 중하급 귀족은 되는 사람이었고 무엇보다도 겔스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른 말로 '호구')'를 든든한 재벌 후원자로 두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지식인 계급은 '지식'을 생성하고 퍼뜨리는 정신문화관념적 인프라를 꽉 쥐고 있는 이들이다. 사람들의 정신문화관념을 볼모로 잡고 쥐락펴락 통제하는 이들이 어떻게 '순수한 개돼지 계층'일 수 있는가! 무시무시한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그러한 무지막지한 사기적 권능을 가지고 러시아 제국이라고 하는 강대국 하나를 꿀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진짜 순수한 개돼지'가 아닌 인텔리계급. 이는 쏘오오오련 붕괴 이후 공산주의운동(더 나아가 좌파운동)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항상 손꼽히기도 한다. 매번 프롤레타리아트(노동계급)를 떠들어왔지만 실상은 순수한 노동자계급이 아닌 인텔리 계급이었고, 노동자 세계와 이격되어 있는 인텔리들은 진짜 똥오줌으로 범벅이 된 노동계급의 세계, '개돼지들'의 세계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


진짜 개돼지계층이 아니어서 실패했다라.. 그럼 '진짜 순수한 개돼지계층'만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었던 사례가 존재할까? 나름 역사덕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기억 데이터들을 뒤져보았는데 그나마 근접했던 사례가..


로마시대 스파르타쿠스의 난

삼국지 황건적의 난

고려시대 노비 만적의 난


공통점은?.. 한 때 나마 반짝했지만 최종적으론 전부 실패했다는 거. '정말 순수하게 개돼지'인 상태에서 세상을 바꾸었던 사례는, 적어도 필자가 아는 바로는 한 번도 없었다.


이즘 되면 우리는 공산혁명 쏘오오오련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뒤집어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노동계급이 아닌 인텔리겐차 계급이 주도했기 때문에 실패한 게 아니라, 그나마 인텔리겐차 계급이 주도했기 때문에 그만큼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던 거라고 말이다.     





공산주의 용어 중에 '전위(아방가르드)'라는 용어가 있다. 전위계급, 전위조직, 전위 인프라, etc... 레닌이 이 '전위' 양성에 꽤 공을 들였었고, 세계 좌파들은 아직도 '전위'를 양성하기 위해 노오오오력 중이다.


심영물에서 김두환이 극장을 습격했을 때, 그리고 병원에서 의사양반을 향해 전화를 요청할 때, 그때 심영이 언급하는 그 전위대의 전위 맞다. 그럼 이 '전위'란 대체 무슨 의미일까?


어려운 공산주의 이론 강의 할 생각 없고 일상정치 수준에서 쉽게 설명하자면, 특정 정치적 목표를 '주업으로' 추구해 나가는 이들을 말한다. "키보드 손 떼고 현생을 살라" 하는데 정치싸움이 현생 그 자체인 이들.


현생을 살다가 가끔 분노해서 가끔씩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라 밥 처먹고 정치사회 운동만 하려 작정한 이들이 특정 목적의식 하에 조직을 구성, 악의적인 거짓말 선전 선동을 짜깁기해 특정 정치 프레임을 구축하고 이를 의도적/조직적으로 퍼뜨린다. 그렇게 '현생'을 살아가는 일반 대중(진짜 개돼지 계층)들을 선동하고 뒷조종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고 그렇게 영향력을 키워가는데 이것이 바로 '전위'의 생리이다.


'일반 대중'들의 정치는 죽었다 깨나도 이 전위들의 정치를 이겨먹을 수가 없다. 일반 대중이 수가 많다 해도 '밥 처먹고 작정하고서 그 짓만 하는 것들'의 징글징글한 끈질김을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레닌과 공산주의자들이 지금까지도 매번 전위전위 타령을 하는 이유이다.


그런 '정치질'이 그 자체로 현생이 되려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생업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전위조직을 구성하고 굴릴 수 있는 건 대부분 돈과 권력을 가진 '대감님들'일 수밖에 없다. 일반 '개돼지들'은 정말 자기 한 몸 건사하기 바쁘기 때문에, 자신들을 대변해 주는 전위조직을 만드는 게 너무너무 힘들다.


때문에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전위들'은, 언제나 특정 대감님들에게 고용되어 그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천황폐하만세ㅇㅇ


일전에 서구 대안우파 비판하면서, 원래는 반페미 반피씨 하던 이들이 지금은 반미 반서방 NL질을 하고 있다고 한탄했던 적 있지? 그냥 반페미 반피씨가 일반 대중적으로는 더 인기 있었지만 막상 '대안우파 세력'이라는 걸 꾸리고 나니까, 조직 내로 침투해 들어와서 매뉴얼화된 반미 반서방주의 프레임을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뿌려 나가는 푸틴 두긴의 '전위세력들'을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던 거야. 그 새X들은 밥 처먹고 그 짓만 하니까. 빵빵한 돈과 권력의 지원 속에서 지령받고 움직이는 애들 못 당하는 거지. 그렇게 '순수한 개돼지들'은 다시 한번 대감님들에게 패배한 거고ㅇㅇ





전두환 빠는 어떤 꼴보수들이 뿌리는 프레임 중에 이런 게 있다.


"광주학살 광주학살하는데, 막상 '그 광주'가 있고 나서 다음에 치러진 선거를 보면 호남지역에서도 신군부의 지지가 더 높게 나온다. 우리 땅끄님께서 사람 좀 죽인 건 잘못이 아니었다는 거다. 그런데 사악한 김대중과 좌빨세력들이 사람 좀 죽인 걸로 악질적인 반대 프레임을 형성하고 그렇게 호남에 똬리를 틀어서 그때부터 호남인들이 우익우파를 싫어하게 된 거다!"


논고의 가치도 없는 멍멍이 소리로 보이지만 여기서도 짚고 넘어갈 부분은 있는데, 실재 호남지역 '다음 선거'에서 신군부가 선전을 했던 건 맞다. 윙? 그게 진짜라굽쇼?


.. 그게 '일반 대중'인 거다. 그게 일반 대중의 본성이다.


'순수한 일반 대중'은, 자신들의 불만을 체계적인 언어로 만들어 조직적으로 퍼뜨려주는 '전위세력'의 출현이 없으면 결~코 스스로의 불만을 체계화된 정치적 의지로 표출해 낼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심리학적으로도 그렇다.(이 '심리학적 측면'을 논하자면 너무 길어져서 패스~)  



광주의 비극으로 잉태된 호남인들의 한(恨)은 스스로의 정치적 의지로 표출되지 못하다가 '김대중의 전위조직'과 결합되고 나서야 비로소 체계화된 정치적 의지로 표출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전위세력을 만났다 해도 '체계적인 정치의식화'가 바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최소 10년은 걸린다.)


.. 원래 다 그런 것이다. 그것이 생업에 치여 살아가는 일반 민중의 본성이다.




이대남들의 저조한 정치참여를 비난하는 이들에게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이것이다. '그 이대남들'이, 그들만의 '전위조직'을 갖춘 적이 있었나?


하루하루 전전긍긍 알바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내일이 없는 이들은 결코 체계적인 정치적 에너지를 낼 수가 없어요.. 그건 당연한 거야.


전위조직이 있으면, 갸들이 학교 직장 종교시설 다 장악해서 특정 정치 프레임을 강요하는 문자 메일 죽도록 돌리고 커뮤니티 차원에서 즈들 편 도우라고 엄청 눈치 주고 강요한다. 이대남이 아닌, '페미 피씨하는 다른 정체성 그룹들'의 높디높은 정치참여율은 다 그렇게 만들어진다. '전위조직이 없는' '반페미 반피씨 일반대중들'은 죽었다 깨나도 절대로 그걸 이겨먹을 수가 없어요.



이대남들은 자신들의 불만과 문제의식을 체계화된 정치의식으로 격상시킬 방법을 스스로는 찾아내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머리 짧은 여자와 X86들한테 1차원적 폭력이나 휘두르면서, 그렇게 패배감에 쩔어서 살아가는거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지 못한 호모 사케르

그것이 바로 광주의 비극 직후 고통속의 호남인들


이준석 잠깐 반짝? 전술했지만 일반 대중의 체계적인 정치 의식화 과정은 체계적인 선동 인프라를 갖춘 전위조직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서도 최소 10년은 걸립니다. 이준석 반짝 그거 몇 년? 한 2년은 채웠냐? 당대표 권력 그거 결국 2년도 못 채웠지 아마?

뭐? 펨코? 디시? 풉, 그저 웃지욬ㅋㅋㅋ




필자가 가 보고 싶은 길이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필자는 '대감님들에게 고용되지 않은' 순수한 민중 전위그룹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전위들은 성공하고 승리해 등 따습고 배불러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타락하는데 잘 알려진 사례가 바로 민주진보 윤X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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