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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an 02. 2024

유혈정치. 그 낭만과 비극

유혈이 좋으시면 그런 나라로 떠나시라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곤 하지만

투표/선거를 통한 다수결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현대 정치의 관행은 실로 인류 정치문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행이 충분히 정착되지 못했던 시절에는 특정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매번 유혈사태를 치러야 했거든ㅇㅇ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러한 현대 정치의 관행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정치사회 논의의 장을 유람(?) 하다 보면, '유혈의 정치'를 긍정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


주로 극좌 내지 극우에 포진한 이들은 부정의 가능성이나 인간의 어리석음 등등 별의 별 시답지 않은 이유로 '다수결 정치'를 비하하며 '유혈의 정치'를 긍정하곤 한다. 나약해 빠진 투표가 아니라, 진정한 싸나이들이 붉은 피로 단결하고 함성을 지르며, 대가리 터지고 팔다리 잘려 가면서, 그렇게 싸우면서 정치하던 시대가 더 낭만적이고 인간적으로 순수했다나?

그리고 그런 분 들에겐 항상 해 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가 다수결에 의한 평화적인 합의도출이 가능한 정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서 남들도 다 그런 건 아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서 투표를 통한 합의 도출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매번 서로 총질 칼질 하면서 죽이면서 그렇게 정치적 결론에 이르러야만 하는 나라들이 여전히 지구촌 도처에 차고 넘친다.


그러니까 다수결에 의한 평화적인 합의정치가 싫으신 분들은 그런 나라들로 떠나 그토록 추구하던 "전근대 무사들, 싸나이들의 낭만"을 찾으시면 된다. 불 뿜는 기관총좌를 향해 직선돌격을 감행하며 그 싸나이 낭만을 넘치도록 향유하시기 바란다.


운 좋게 평화기를 살아가며 방구석에서 뜨신 밥 처먹고 되지도 않는 멍멍이소리 아가리질 털면서 멀쩡히 잘 살아가는 다른 공동체 구성원들까지 위험으로 꼴아밖으려 하지 말고 말이다.


우리는 살던 데로 잘 살아 볼 테니 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당신 같은 인간들이 이웃걱정 나라걱정을 하는 만큼 우리의 삶은 같이 망가진다. 그러니 당신들은 반드시 우리의 곁을 떠나 주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당신들이 당신들만의 꿈과 낭만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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