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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an 25. 2024

암흑과 재앙, 절망의 3일

예언 속 심판의 날

여러분들은 필자가 예언덕후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 '예언'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한다.




필자가 정치사회를 볼 때 중히 보는 것 중 하나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치사회 논의의 장에서 어쩌다 한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여러 사람이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그 의제는 향후 정치사회 논의의 장에서 중요한 테마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필자는 대안우파의 전 세계적 광란을 예측했고, 또 그들의 진행 향방을 계속해서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다.

그리고 '예언'도 비슷하다.


다들 잘 알겠지만, 예언가들은 말을 모호하게 하기로 악명이 높다.(그래서 당대에는 그게 뭔 개 X소리인지 모르다가 꼭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래서 "모든 예언은 사기다!"라는 이들도 많다.)

단순히 '모호함'만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내용 자체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여러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예언가들은 같은 대상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의심스로울 정도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요즘 들어 꽤 확률이 올라가고 있는..) 3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 역시 그러하다. 예언가들은 자신들이 사는 나라를 기반으로 썰을 푸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기반해 3차 대전의 발발과 진행에 대해 서로 다른 썰들을 풀어놓는다. 아마 그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3차 세계대전은 마치 2차 대전이 그러했듯, 다양한 세력들이 각지에서 다양한 분쟁을 일으키다가 그 폭력의 강도가 점차 심화되며 결국 전 세계가 휘말리게 되는 그런 레토릭으로 진행될 것이다.(이스라엘 분쟁, 중국 양안전쟁, 러시아의 동유럽 진출, etc..)


그런데, 그 많고 다양한 예언가들이 입을 모아 '동일한' 내용을 꺼내놓는 지점이 있다. '암흑과 재앙의 3일'이 바로 그것이다.(당연히 노스트라다무스도 이야기했다.)


A 예언가 : 3차 대전은 블라블라~ 하다가 결국 '암흑의 3일'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B 예언가 : 3차 대전은 (A와 상이한 이야기) 블라블라~ 하다가 이후 인류는 '재앙의 3일'을 겪게 됩니다.

C 예언가 : 3차 대전은 (A, B와 차이나는 이야기) 블라블라~ 하다가 결국 '절망과 종말의 3일'이 도래합니다.


암흑과 재앙과 종말의 3일.

문제는, 이 3일이라는 확언이 예언계의 일반적인 언어 치고는 너무나 명확하다는 것이다. 3일이라는 시간 길이부터가 너무 명확하게 겹친다.


이 아마겟돈 최후의 이벤트 공포의 대왕 종말의 3일에 대한 내용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3차 세계대전이 '독일 주도로' 종결되는 듯했을 때, 그래서 인류가 "이제야 다 끝났군."이라 안심하고 있을 즈음 갑작스레 찾아온다.(1차 대전 종결 후 대 전염병 사태가 터져서 더 많은 사람이 죽은 것처럼..?)

2. 사람이 하루에 수십억 단위로 죽어 나자빠진다. 그래서 3일이 되면 이 재앙을 감당해 낼 인류 자체가 얼마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그때 비로소 끝이 난다.

3. 이 3일 동안은 절~대 집 밖을 나가선 안된다. 나가는 건 둘째 치고, 단지 창 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 죽게 될 것이다. 오직 집 안에서 촛불만 켜고 버텨라.

4. 이 3일이 끝나고 나면 이제 인류의 진엔딩이다. 지상천국 속에서 비로소 행복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단, 당신이 그간의 재앙을 모두 견디고 살아남았다면.

5. 이 3일 동안은 해가 뜨지 않을 것이다.





'3일간의 재앙'이 있다는 자체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데, 재앙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불명확하다. 전쟁과 같은 인간들 간의 분쟁이 과열되는 사태라고 보기엔 좀 이상하고(인간이 가진 모든 핵무기를 사방팔방으로 쏟아부우며 미친 절멸전을 벌인다 해도, 하루에 수십억 단위씩 '킬' 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 아무래도 천재지변으로 보는 게 합당할 듯하다.


아마도 운석이 충돌하고, 그 여파로 갑작스러운 극이동, 지진, 화산폭발, 해일 등이 이어지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데 다만 이 과정에서 강대국들의 지하 핵저장고 연쇄폭발, 3차 대전의 여파가 미처 수습되지 못한 상태에서 패닉에 빠진 군대 간 상호 교전 발발과 같은 사태가 이어질 수는 있을 것이다.   


재앙의 강도로 보자면, 3차 세계대전조차 이 '최후의 3일'을 위한 전초전 즈음 밖에 안 된다. 진 보스전.

북중러진영은 3차 대전에서 패배하며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 서방진영은 이 '3일 재앙'을 거치며 파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아 '서방세계 vs 북중러'로 이루어져 있던 '그 세상'은 영원히 종결된다고 한다.


예언가중 종교계 출신이 많아서 그런지 이 3일 재난을 '신의 심판' 내지 '악인을 거두고 선한 이만 남기는 작업'이라는 식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3일 재난 이후 인류문명 진엔딩, 지상천국이 도래하는 이유가 이 '3일 재난'을 거치며 악인이 모두 죽기 때문이라고..


그 예언가들의 시각이 다소 종교적으로 편향된 있음을 감안한다 해도, "오염된 공기와 접촉은 물론, 창문을 통해 오염된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입는다."라는 대목은 충분히 의아하다. 물리적 접촉이 아닌 시각전달만으로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물질은, 적어도 필자가 알고 있는 과학 내에선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창문의 유리를 통과할 수 있는 독성물질이라면, 애써 창문을 바라보지 않고 집 안에 웅크리고 있다 하더라도 오염과 타격을 피할 길이 없다. 그런데 예언가들은 창문을 보지 말고 그냥 집 안에 웅크리고 있으면 안전할 거라 한다.


물론 예언가들은 "그 3일 동안 지옥의 악귀들이 지상으로 풀려나와 보이는 마주하는 모든 이들을 끌고 가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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