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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May 08. 2024

어떤 대화 이야기

지나치게 디테일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지ㅇㅇ

운전대를 잡을 때 종종 있는 대화


손 : 목적지 언제 즘 도착하죠?

나 : 내비상으로 3시 48분이라 나오는데 그러면 보통 신호대기 감안하고 3시 55분에서 4시 사이 즈음으로 생각하시면 되실 듯합니다.

손 : 기사님은 말씀을 조금 특이하게 하시네요?

나 : 네?  

손 : 그럼 보통 다른 분들은 "4시 전이요." 이렇게 말씀하고 말거든요. 기사님은 너무 정직/정확하게 말씀하시려는 거 같아서요ㅋ


... 이러한 필자의 성향은 보기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겠으나 명백하게 단점?으로 작용했던 거 같은 상황이 있었다.




일전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있었던 일이다.


A : B라는 분 꽤 괜찮은 분이신 것 같네요.

나 : 아 그런데 그 사람이 어쩌고 저쩌고 한 단점도 있습니다.

A : 네? 아.. 근데 엄청 똑똑하고 총기 있으시던 거 같은데..

나 : 네. 스마트하죠. 간혹 좀 어쩌고 저쩌고 해서 그렇지.

A : 아 예. 그렇군요..


이 대화가 있던 상황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필자가 B라는 이에게 달리 악감정이 있던  아니었다. A와 함께, B를 어떤 벼슬(?)에 임명할지를 논하는 매우 중요한 인사고과 자리였던 것도 당연히 아니다.


일상적 대화를 나누는 매우 가벼운 자리였다. 그런 자리에서, 필자는 B에 대해 좋은 인상을 표명하는 A에게 왜 애써 B의 단점에 대한 '디테일한 보고'를 올려야만 했을까? 그냥 A가 B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겠다 걸 왜 애써 그렇게 훼방해야 했을까?

B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A에게, 그냥 "예 똑똑하고 실한 분이죠."하고 그냥 넘어가주면 안 되었을까?


간혹 머릿속에 스치듯 떠 오르는 후회되는 일화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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