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왜 그렇게 필사적이었을까?
일전에도 말했던, 강남역 전까지만 해도 이성교제문화의 디폴트였던
남자가 여자한테 '될 때까지' 무한정 들이받는 문화풍조는 보통 여성의 피해서사라는 명목으로 페미진영에서 많이 인용하곤 하는데 사실 그걸 언급하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걸' 수행하는 남자 입장에서도 그건 결코 유쾌한 문화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매번 무수한 거절.. 을 넘어 경멸과 혐오의 시선을 무릅쓰고서 매번 그렇게 들이대고 까이고 실패하고 쪽팔리고 이 과정들은 결코 유쾌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오래잖아 필자는 그만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라며 한 번의 응응을 위해 끝까지 들이받던 다른 남자들을 참 대단(?)하다고 했었던 것도, 그 과정이 꽤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나쁘게 보아도 여성은 그저 '거절한 피해자'로 남지만 남자는 가해자라는 미명하에 사회의 손찌검을 각오해야 하는데 이는 성추문 관련 법적 처벌이 만연한 지금 시점에서는 더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럼 보통 페미들은 이렇게 말하지.
"여자도 싫어하고 남자도 싫다면 늬들은 '그 짓거리'를 대체 왜 했던 건데? 안 하면 되잖아!"
"남자란 것들은 참...ㅉㅉ"
한국의 과잉 성형풍조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반페미 쪽에서는 '한녀'의 기질을 문제 삼는 볼멘소리가 나오곤 한다. 그럼 그걸 보고 페미 쪽에서 또 한 마디 하지. 누구는 얼굴에 칼 대고 싶어서 하는 줄 아냐고. 그리고 나는 이 반박이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얼굴과 가슴에 칼대기를 기꺼이 무릅쓰는 건, 남자들이 가슴 크고 예쁜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작거나 외모가 빈약한 여성은 성(sex) 교류 시장에서 남자들의 기피대상이 된다. 이러한 전제조건 하에 한국 여성들의 과잉 성형풍조는 결코 여성'만'의 문제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이야기를 돌려보자.
여성이 성적 대상으로 가장 기피하는 남성특성은 무엇일까? 아마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텐데, 일단 기본적으로 머머리가 1순위로 언급된다. 그런데, 매 조사마다 이 머머리와 쌍벽을 이루며 1순위를 다투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무엇일까?
그건 바로 '나이에 비해 여성 경험이 일천한 찐따남'이다. 남자가 여자를 볼 때 처녀성을 원하는 것과 반대로, 여성은 자신을 리드해 줄 수 있을 만큼 여성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풍부한 남성을 원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본 순박한 박세환보다, 이런 여자 저런 여자 다 건들어봤다는 나쁜 남자 카사노바가 '차라리' 더 낫다는 거지ㅇㅇ
'경력 있는 신입사원'을 요구하는 이러한 조건 하에서 남자들은 결국 '그 경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자보다 더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경력을 쌓지 못한 채 나이만 먹어버리면 일정 선 이후로는 아예 입사지원서를 넣을 수조차 없게 되어버리니까. 동년배 여성이라는 까다로운 면접관의 눈에 들기 위해, 동년배 여성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필자와 같은 베타, 오메가 메일들이 단 한 번의 응응을 위해 문명인 최소한의 존엄조차 과감히 내 던지고 그렇게 필사적으로 여자들한테 매달려 다녔던 것도, 성(sex) 시장에 남자로 진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조건을 달성하고자 하는 측면이 강했다. 그래서 그렇게 토익/자격증을 공부하는 마인드로 처절하게 달려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는 전무한 채 오늘날 세상은 그저 남자만을 탓하고 있다.
항상 말하건대, 이건 그저 단순하게 '성욕'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정신 문화 관념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