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화관념의 세계에서 물리물질실질은 큰 의미가 없다.
물리물질실질적인 측면으로만 논하자면, 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한 건 1948년이 맞다. 쨋든 48년이 국가의 존재를 규정하는 공통된 공식(?)인 영토, 국민, 주권이란 요소에 모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이유로 48년 '건국절'을 신성시해야 한다 주장하는 뉴머시기가 있다면 나의 반응은? "그래서요? 깔깔깔깔"
일전 홍범도 논쟁 때도 지겹게 말해온 부분인데, 역사가 천년이 넘는 나라들 중에 민족사적 기념대상(영웅 or 사건)이 현 정부 체제와 물리물질적이고 실질적으로 연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국의 알프레드대왕이나 프랑스의 베르긴게토릭스처럼 그 물적 계보가 끊어지다 못해 백골이 진토해 넋이라도 있고 없는 그런 대상들을 정신문화관념적 층위에서 신성시하고 기념한다.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어느 특정 민족이 기념하는 민족사적 대상이, 현 정부체제 수립과 물리물질실질적으로 연계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당연히 한국의 '건국' 역시 마찬가지. 물리물질실질적 정부수립이 48년이라 해도, 우리가 정신문화관념적으로 19년을 더욱 숭앙하고 싶다면 그냥 그리 하면 그만인 것이다. 사람들이 48년 건국보다 19년 건국(?)이 더 좋데. 뉴라이트 니들이 어쩔 건데? 응?
일전 홍범도 논쟁 때도 한 말이지만, 현 정부체제와의 물리물질실질적 연계성을 더 까다롭게 따져가며 기념과 숭앙의 대상을 정하는 경우도 있긴 있는데 뉴라이트와 같은 뿌리이자 영혼의 베프인 공산주의 체제가 특히 그러하다.
뉴머시기가 이렇게 '48년 건국'에 목을 매는 이유는 사실 그들의 이념 때문인 것인데 간단하게, 그들은 지금 자신들의 이념틀로 과거를 '완성'시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 이념틀에 부합하지 않는 역사는 기억으로부터 소거된다. 그리고 공산주의체제에서 걸핏하면 역사를 공산주의의 방식으로 재정돈(?)시키려 했던 행태들도 같은 맥락과 의도를 공유했다.
뉴머시기와 공산주의의 공통점은 인간과 나라의 역사 궤적을 특정 이데올로기적 이데아에 꽉 끼어 맞추어 넣고자 하는 강박증이 병적으로 심하다는 것이다. (ex : 역사적 유물론) 하지만 지나간 과거로써 역사라는 건 특정 이념적 의도로 '완성'될 수 있는 그런 물건(?)이 아니라는 게 문제.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중에서 현 정부체제의 수립일을 건국절로 추항하는 사례가 얼마나 있던가?
+분명히 말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뉴머시기의 정치 진영 이념적 의도가 더 짙게 느껴질수록 그들의 주장에 더욱 강한 거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옛날 NL들, 그리고 페미니즘도 다 그렇게 안티세력을 양성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