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환 Aug 19. 2024

여성의 성권력

가장 민감하고도 중요한 영역을 회피하려 하지 마

대학생 시절 심리학 강의 중 교수님 曰


"대학생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남학생들이 여자에게 매달려야 하는 현실을 한탄하곤 합니다. 연애와 섹스의 과정에서 아무래도 남자인 자신이 여자 쪽에 더 많이 매달리고 쩔쩔매야 한다는 것이죠."

"심리학 전문가로서 말씀드리건대, 이성을 향한 여성의 욕구는 절대 남성의 그것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남학생 여러분들이 여학우들에게 매달리고 쩔쩔매며 연애/섹스의 과정이 진행되는 것인데 이건 어느 정도 그냥 디폴트로 수긍하고 사셔야 합니다. 여성들은 이성과의 관계를 욕구하는 정도가 동성 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정도에서 크게 높지 않아요. 이성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남자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심리학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칠 정도면, 이성 욕구의 비대칭구도 속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쩔쩔매는 이 현상이 심리상담계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주요한 테마로 여겨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과거에는 이런 구도가 없었거나, 있다 해도 그리 크지 않았을 수 있다. 남자는 비교적 손쉽게 여자를 겁탈할 수 있었고, 그러면 세상은 남자가 아니라 몸가짐이 정결치 하여 정절을 잃게 여성을 더 탓했다. 여튼 돼지발정제 병이면 세상 여자들이 마냥 쉬웠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물론 이제는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이다. 지난 수 천년 간 남성들이 욕구를 해소해 왔던 어떤 손쉬운 방법들은 죄다 불법, 범죄화, 음지화 되었다. 하다못해 '영상'과 '인형'을 통해 욕구를 해소할라 해도 그 마저도 못하게 막으려는 게 현 세태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젊은 남성들의 '욕구 해소'는 실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위에 언급된, 저러한 성 시장 권력의 불균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러한 불균형이, 젊은 남성들이 현 젠더구도에 큰 불만을 가지게 된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철저하게 믿고 있다. 젊은 층의 이러한 성권력, 섹스권력 불균형이 남성 젠더불만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시작점'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페미진영에서 조차도 이러한 이야기를 꺼려하고 금기시하는 게 현실이다. 너무 찌질하고 없어 보이기 때문일까? 여튼 심리상담계에서 오래된 테마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젠더갈등의 장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려하는 이는 아무도 없기에

젠더갈등의 전장은 계속해서 군대나 취업문제로만 펼쳐지며 

연애, 섹스영역에 있어선 그저 언제나 천년만년 여자만 피해자였다는 페미들의 주장이 여전히 철옹성처럼 굳건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항상 반복하는 말이지만, 성범죄의 피해를 받은 여성이 자신의 피해서사를 하소연하는 게 금기시되는 시절이 있었다. 어디 정절을 잃은 더러운 여인 따위가 함부로 입을 여느냐 그런 거지. 그럼에도 그러한 사회적 지탄과 부끄러움을 회피하지 않고서 "그게 왜 내 잘못이냐! 나는 피해자이며 그러한 나를 가해자보다 더 지탄하는 이 부조리한 세상과 맞서 싸우겠다!"라며 얼굴에 철판 깔고 외치던 어떤 철면피 여인들이 있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비웃음과 돌팔매질 속에서도 그녀들은 꿋꿋하게 맞서 나아갔고, 결국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제압하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백년전쟁과 영국 프랑스의 분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