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Si) 발(Vale) 나다(Nada)
españa에 산지 어언 일 년 반.
“이제 스페인어 잘하겠네???!”
한 질문에 나는 분명 우물쭈물 대답할 것이다...
“Hablo español un poco....”(I speak spanish a little. 전 스페인어를 조금 말합니다..)
쓰고 보니 무척 어색하다.
하다못해 영어의 can에 해당하는 puedo(I can...) 도 붙이지 못한 어색한 이 말을 그동안 몇 번이나 사용했던가!!
이제 40에 가까운 나이를 탓하기도,
코로나로 멈춰버린 언어에 대한 열정을 탓하기도 해 보지만,
현실은 "전 스페인어를 잘 못해요."다.
남편은 사정이 더욱 열악해서, 영어만 사용하는 회사일에 치여 스페인어는 할 여력도 없다고 공언하고 아예 손을 놓아버렸다. 공식적으로 남편이 하는 스페인어는 과장 좀 섞어 "Si(씨, Yes)!"정도이다.
(뭘 해도 Si! 강한 긍정일 땐 Si Si Si!! 여러 번, 의아할 땐 Si...~~? 억양 변화를 좀 준다.)
하지만, 스페인어를 잘 못해도 현지에서 어중떠중 버티고 살고 있는 사람이 추천하는 스페인어 몇 마디!
‘Si(씨), Vale(발레), Nada(나다)’
(Si와 No는 굳이 말을 붙이는 것이 필요치 않을 것 같아 생략하기로^^)
#Vale
발음은 발레, 뜻은 영어로 하면 ok정도지만 그야말로 무궁무진 다재다능하게 쓰이는 말이다.
처음 스페인어를 접하는 한국 사람이 들으면 ‘왜 자꾸 빨리 빨리라고 하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왠지 친근감이 드는 말이기도 하다. (워낙 발음을 빨리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실전에선 Si라고 말할 상황에 대신 vale를 해주면 왠지 몹시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마트에서,
점원 : ¿Necesita la bolsita? (봉투 필요하신 가요?)
나 : Vale. Uno. (네, 하나요)
“¿Vale?” (네? 무슨 말씀이시죠?)
라던가,
“Vale, vale.”(좋아요, 좋아)
같이 긍정의 의미를 담은 상황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말이다.
#Nada
발음은 나다, Vale와 반대로 부정과 거절의 의미로 다재다능하게 쓰이는 이 말.
특히 영어의 랩 가사에도 많이 쓰인다.
No라고 하는 것보다 좀 색다른 느낌이나 운율로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것 같다.
(만약 스페인 문화와 언어에 대한 경험이 없었으면 관심 두지 않고 넘어갔을, 특히 미국의 사회, 문화가 얼마나 español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지는 차후에 글로 써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 주고는)
뒤에 오던 사람 : Gracias. (감사합니다.)
나 : Nada. (별말씀을요. 영어론 You’re welcome.)
같이 겸양을 나타내는 말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No라고 너무 단호박처럼 말하기보다 약간 점잖고 약하게 “괜찮아요”정도의 느낌으로 표현할 때 사용된다.
점원 : ¿Necesita la bolsita? (봉투 필요하신가요?)
나 : Nada. (괜찮아요.)
점원 : ¿Algo más? (더 필요하신 것 있나요?)
나 : Nada. (없습니다.)
스페인어를 잘하십니까? 란 물음에 당당할 수 없는 나지만, 스페인에서 어찌 되었든 잘 먹고 살아남고 있는 한 아줌마가 추천하는 스페인어 몇 마디,
씨(Si) 발(Vale) 나다(Nada)
한국어론 비속어처럼 들려서인지,
왜인지 더욱더 친숙한 이 말들을
혹시나 현지에 와야 하는데 스페인어를 못해서 막연히 두려워하고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