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지나갈 테니, 절망하지 마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른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 가장 앞에 온다.
어릴 때는 그냥 나이만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어릴 때 봤던 우리 부모님은 뭘 물어봐도 다 알고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만 나이로 해도 절대 20대가 될 수 없는 나이가 돼서야 사춘기처럼 마음속에 진통이 찾아왔다. 언제부턴가 일에 둘러싸여 가족들과 지인들의 경조사를 챙기며 한 해 한 해 지나고 보니 하고 싶은 일들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이제는 희미하다.
20대 후반만 해도 다양한 경험들에 가슴 뛰며 이렇게 살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라는 게 점점 사라져 가고 감정이라는 것에 무뎌지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 바라던 모습대로 겉모습은 어른이 됐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시큰할까. 나는, 아니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면 왜 이렇게 바뀌어야만 할까.
나는 어릴 적부터 항상 사람들을 잘 믿어왔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다 결국은 잘 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가장 믿는 사람에게 발등 찍혀보고, 잘 모르고 진행하는 일은 항상 손실을 발생시키고, 또 열심히, 잘하는 것보다 애초에 '잘' 태어나거나 정치를 잘하는 것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며 변했다. 돌다리는 역시 속담처럼 여러 번 두들기고 건너야 하고, 사람에게 내 전부를 내보이면 안 되고, 먼저 화내는 쪽이 패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어릴 때 우러러봤던 어른들의 모습도 다시 보였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슬프니까 울고 싶은 감정, 화나니까 화내고 싶은 감정들이 분명 있었을 텐데 어떻게 다 감추고 살아냈을까. 우리 부모님도, 모든 어른들도 슈퍼맨이 아니었다. 그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었을 뿐.
이렇게 나이 들면 변해가는 모습과 감정이 변화되는 건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사람이기에, 감정으로 먹고사는 인간이기에, 그 감정을 가짐에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음에 늘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