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내 마음 속 생각 구름들이 비로 내려온 뒤.

by 르미

브런치 작가가 되고, 일상 생활을 하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 조각들을 알뜰히 모아 브런치에 옮겨 담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의 주제로 수백개씩 쏟아지는 글을 보았다.


그러다 하루에 몇권씩 책이 출간되지? 라는 궁금증에 찾아보니 2019년/2020년 기준 한국에서 하루에 출간되는 책은 총 200권/180권 정도로 생각보다 엄청 많았다. 책 출간 수만 이 정도지 사실상 블로그, SNS, 브런치 등 합치면 엄청날 것이다.


왜 사람들은 글을 쓸까? 나는 왜 글을 쓰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글을 쓰고 나는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해야하는 루틴처럼, 또는 어릴 적 밖에서 뛰어 놀면서도 개학 전 해야하는 방학 숙제처럼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이 글쓰기를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누군가는 글을 쓰는 이유를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내기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지금을 추억하기 위해, 어휘력을 함양하기 위해, 어떤 대상에 대해 관찰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또 혹자는 그냥 좋아서 쓴다고 한다.




나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내가 글을 쓰면서, 그리고 글 발행 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인지를 생각해봤다. 글을 쓰는 순간은 이 세상에 노트북과 나만 오롯이 존재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상황을 세세하게 나누고 분류하며 깊이 사색한다. 지나가는 생각으로는 단순히 A라는 생각을 하고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더라도 막상 쓰기 시작하면 그 A라는 주제가 A', A'', A''', a, a', a'', a'''...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게 심연 속으로 가라앉아 그 누구도 그 어떤 상황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내려가면 비로소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바다 속에 가라앉아있으면 파도가 치더라도 그 파도를 느끼지 못하니 세상 그 어떤 소리도 위협도 걱정도 나에게 닿지 못한다.


그리고 글을 다 쓰고 저장한 뒤 몇번을 읽어보다 발행한 이후에는 어떤가.

며칠 동안 비나 눈이 내리다가 갠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구름 하나 없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파란색 하늘, 그 사이로 들어오는 반가운 햇빛 한 줄기.


그런 생각에 미치자 내가 왜 자꾸 집으로 돌아가듯 브런치에 접속하는지 알게됐다.

나는 하루에도 수없이 생기는 수많은 생각 구름들이 껴서 마음 속이 어지러울 때 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생각 구름들이 뭉쳐져 비로 내리고 비로소 조금은 갠 마음을 쓸어내리며 노트북을 덮게 된다.


내가 작년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냈던 이유가 글쓰기를 소홀히해서이지 않을까.

2024년 나는 유난히도 지치고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한 해를 보냈다. 마치 끝이 없을 것 같던 어두운 터널 속에서 이 터널의 끝을 기다리며 계속 걸어도 도저히 끝이 안보이는 기분. 내 마음 속에 생각 구름이 가득 껴서 나갈 길이 안보일 수 밖에.


2025년에는 힘을 좀 더 빼고 내 마음 속에 비를 더 자주 내려줘야겠다. 생각 구름이 계속해서 끼는건 막을 수 없으니. 나를, 나의 마음을 위해 더 자주 브런치에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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