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회를 다녀와서
불행의 크기만큼의 행복의 크기를 생각하는 습관 가지기.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회를 듣고 와서 내 머릿속에 남은 한 가지다. 현장 강의에서 다섯 분의 강의를 들었지만 나는 마지막에 들었던 시각장애인의 강연이 가장 내 마음에 와닿았다. 입장하실 때의 얼굴 표정부터 워낙 밝아 눈에 띄었고, 그의 목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그 맑은 목소리에 담긴 15분간의 내용은 내 마음을 더더욱 밝게 비췄다.
그 사람의 강의를 들으며, 나는 그와 나의 모습과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2022년, 7년의 회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인정받는 한 해를 보냈다. 이렇게 잘 풀려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올해부터 함께 일하는 상사와의 합도 좋았고, 입에 담기도 싫고 영원히 맞지 않을 것 같은 사수 선배는 나의 영원한 팬이 되었다. 팀 내의 직속 후배들도 나를 믿고 따르고 본사 직원들도 인정하는, 그야 말로 내가 꿈에 그리고 바라던 팀의 '실세'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남부럽지 않게 다 가졌는데, 나는 의외로 행복하지 않았다. 초년생 때는 이렇게 잘나가는 선배들을 보며 늘 부러워했는데 막상 나는 그런 선배가 되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15분이 다 지나서야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 분은 어머니가 세 번이나 바뀌고, 아버지를 불의의 사고로 여의고, 갑자기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불행이 본인에게 닥칠 때마다 그 불행의 크기만큼 행복이 기다릴거라 믿으며 그 불행을 오롯이 다 이겨낸다고 했다. 나는 어떻게 보면 가지고 싶었던 걸 가졌으면서도 같은 크기의 존재하지도 않는 불행이 찾아올 것이라 믿으며, 지금 내가 누리는 것이 찰나의 운이라 믿기 때문에 불안한 것 아닐까. 나는 부끄럽게도 정확하게 그 분과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상 속 나의 걱정과 불행은 태어나 희귀병으로 18세의 나이에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청년의 불행을 이기기에는 너무나 작은 것이었기에 나는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사실 걱정을 지나치게 하며 현재를 그저 흘려 보내면 그 걱정이 더 커지기만 하는 것 같다. 작은 일이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 현재의 일에 집중하다보면 일정 부분 걱정이 정의되고 정리되며, 실상 내가 하는 걱정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금방 내가 했던 걱정이 별것 아님을 깨닫게 되고 돌아보면 커다란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 분의 밝은 모습과 목소리, 호탕한 웃음으로 오래간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밤이었다. 그를 알게 해준 세바시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