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의 무게를 줄이기
우린 돈을 불리는 데에 관심이 많다.
한탕 크게 버는 데에는 더 관심이 많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비트코인이나 엔비디아 같은 종목을 매수하면 금방 수익을 내며 떼부자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돌아보면 좋은 타이밍에 매수했더라도 안 좋은 타이밍에 매도한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반짝이는 종목이 되기까지, 그 과정엔 수많은 등락이 있었다. 지난한 변동을 견뎌낸 자가 왕관을 쓰는 것이다.
왕관을 쓰고 싶은 자, 변동의 무게를 견뎌라.
변동에 대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장기투자다.
장기투자의 다른 말은 '꾸준히 모으기'다.
장기투자하는 과정을 운동 습관에 비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당장 이번 달에 몇 키로를 빼야지!'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에 두세 번씩 과하게 운동하거나 아예 식사를 거르곤 한다. 이렇게 해서 바로 살이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몰아서 하는 다이어트는 몸에 무리를 준다. 요요가 찾아오기도 쉽다.
반면 일주일에 세 번 꾸준히 운동하며 적당한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당장이 아니더라도 6개월 혹은 1년이 지나며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몸이 오래간다. 투자도 운동과 같다. 단기간에 끝장을 내자는 생각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모으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다.
꾸준함의 핵심은 급발진하지 않는 것이다.
매월 투자할 금액을 정해두는 게 좋다.
예컨대 월급을 받으면 즉시 A종목을 20만 원, B종목을 40만 원어치 매수하는 규칙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투자액으로 60만 원의 고정비가 묶이는데, 생활이 빠듯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중을 위해 다른 고정비를 줄이고 이 금액을 최대한 늘리는 게 좋다. 변동비는 컨트롤이 어려워도 고정비는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2-30대의 고정비 항목은 비슷하다. 월세(혹은 대출 이자),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OTT 및 각종 서비스 정기 구독, 취미, 자동차 등의 할부. 이중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항목의 고정비를 최소화하며 투자액을 늘리면 미래가 바뀐다.
매월 OTT 서비스를 이용하며 2만 원을 쓰고 있다고 해보자. 여기에 취미 활동을 위해 10만 원을 추가 지출한다. 그럼 매달 12만 원의 고정비가 발생한다. 그저 이 돈을 놔두기만 해도 1년이면 144만 원이고, 5년이면 720만 원이다. 이 돈이 매달 꾸준히 투자 상품에 들어갔다고 가정하면 그 결과는 훨씬 아름다워진다. 다음은 지난 5년 간 매달 12만 원을 다양한 투자처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기대수익이다.
만약 5년 전에 운 좋게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기업을 골랐다면, 고작 월 12만 원으로 좋은 자동차를 한 대 뽑을 수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ETF를 골랐다면 불어난 정도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배당금을 재투자해 투자액이 늘어나는 걸 계산하면 천만 원을 훌쩍 넘는 돈이 된다. 목표가 크다면 월 투자액을 100만, 200만 원으로 늘려주면 된다.
지난 글에서 한달살이에 대해 썼다. 한달살이의 가장 슬픈 점은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장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삼사십만 원을 쓸 때는 거침없지만 지출 규모가 조금만 늘어나도 버거워진다. 어릴 땐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조금 더 멀리 보고 싶다. 내 삶을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5개월 후면 서른이고, 금방 또 10년 지나간다. 나이 들어서 잔고 때문에 후달린다면 너무 슬플 거다. 벌 수 있을 때 벌고, 모을 수 있을 때 모아서 나중에 여유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장기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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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 사진 출처 : Unsplash의micheile hender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