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멈춘 것 같을 때, 나를 믿게 해주는 힘
자기계발서를 읽던 어느 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감사일기’를 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단순히 좋은 습관 정도로만 여겼었어요.
호기심 반 진심 반으로 가까운 동생들과 함께 인증하며 시작한 게 어느새 3년이 되었네요. 아침마다 감사일기를 쓰는 이 시간은 이제 저에게 하루의 중심이자 마음의 닻이 되었어요.
결혼 후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면서 종종 허무함을 느꼈어요.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성과가 눈에 띄는 일도 아니다 보니 가끔은 내가 멈춰 있는 것 같았고, 어떤 날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싶기도 했죠.
그런데 감사일기를 쓰며 하루를 돌아보니, 내가 해낸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소해 보여도 그 모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이었음을 깨닫게 됐어요.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 무기력과 낮은 자존감에 더 깊이 빠졌을 거예요.
감사일기는 저를 다시 보게 했고, 제 주변 사람들을 다시 느끼게 했어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고마움을 잊고, 해주는 게 당연해 보일 때가 많잖아요. 그러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서운하고..
하지만 감사일기를 쓰다 보면 ‘이 사람이 해준 이 작은 일’에 눈이 머무르고, 마음이 따뜻해져요. 아마도 그걸 안 썼다면, 지금 이 평범한 일상조차 불평으로 가득했을지도 몰라요.
얼마 전 한 작가님의 인스타에서 이런 글을 봤어요.
“가족 모두가 함께 부침개를 먹는 저녁이 얼마나 대단한 순간인지 느꼈다.”
그런 저녁이 되려면 누구 하나 아프지 않아야 하고, 냉전도 없어야 하죠.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이 평범한 일상이 실은 기적 같은 날들이더라고요. 우리는 자주 지금을 놓치고 ‘더 나은 미래’만 바라보며 불만족해요.
하지만 내가 가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하다 보면 하루가 얼마나 축복인지 알게 돼요.
그래서 저는 죽기 전까지 감사일기를 쓸 생각이에요. 아직 아이들에게 억지로 쓰라고 하진 않지만, 자기 전엔 “오늘 감사한 거 뭐 있었어?” 하고 물어보거나 “엄마는 오늘 이런 걸 감사하게 느꼈어” 하고 말해줘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이 습관을 마음에 담아가길 바라면서요. 언젠가 그들도 알게 되겠죠. 감사가 얼마나 자신을 살리고, 관계를 살리고, 하루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