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장난감보다 더 좋은 자연물
지난번 책육아의 글에서 굳이 비싼 전집을 살 필요가 없다고 글을 썼었는데 장난감도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좋은 교구, 비싼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잘 논다. 특히 아이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은 자연이 아닐까?
밖에만 나가면 무수히 많은 자연물 장난감들이 펼쳐져 있다. 아이 스스로 잘 놀기도 하지만 엄마가 또는 어른이 "이걸로 놀아볼까?" "엄마는 나뭇가지로 글씨 써 봐야지." 이렇게 건드려주면 아이의 놀이는 무궁무진하게 확장된다. 어제도 시댁 근처 수목원에 갔는데 아이는 개미도 잡고, 열매도 따서 먹어보고, 나뭇가지로 글씨도 쓰며 즐겁게 놀았다.
내가 본격적으로 자연물과 놀이해 주게 된 건 코로나의 영향이 컸다. 사람들과도 어울리기 어렵고 특별한 장소에 갈 수도 없던 우리는 시댁에 자주 왔었다. 또, 사람들을 피해 주로 자연으로 많이 다니다 보니 자연이 정말 좋은 놀이터이고 자연물이 최고의 놀잇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자연물로 잘 놀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생각해 가거나 목공풀, 물감, 네임펜등을 챙겨간다.
아이들과 내가 자연물로 한 놀이를 조금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솔방울로 한 놀이들이다. 솔방울에 물감을 묻혀 굴려서 그림을 꾸며보았다. 다음은 다이소에서 눈코입 스티커가 있어서 그걸 붙이고 솔방울 인형들을 만들어 보았다. 이건 첫째가 역할놀이도 하며 정말 즐겁게 참여하였다. 제주도 여행 갔을 때는 솔방울을 모아 와서 어느 것이 큰지, 작은지 비교도 하고 저절로 수학놀이도 되었던 기억도 있다. 이렇게 굳이 비싼 교구가 아니더라도 자연물로 수학, 과학, 미술 등 여러 영역으로 놀이가 확장된다.
두 번째는 나뭇가지로 한 놀이들이다. 나뭇가지를 잘라서 글씨를 표현하며 글자와 친해질 수 있다. 한글, 영어, 숫자 등 엄마가 먼저 선 보이면 자연스레 아이도 동참하게 된다. 이렇게 글자교육까지 가능한 자연물들이다. 또, 클레이를 추가해 주어 나뭇가지를 꽂게 하여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다. 어제 첫째가해 준 말에 의하면 유치원 숲체험에서 나뭇가지 누가 높이 쌓나 게임도 했었다고 한다.
세 번째는 도토리를 이용한 놀이다. 주변에 도토리가 떨어져 있으면 내가 더 신나기도 한다. 가끔은 엄마가 더 열심히 모을 때도 있다. ㅎㅎ 도토리에 물감을 묻혀 굴리며 그림을 꾸밀 수 있다. 이때 첫째는 도토리에 직접 색칠하며 놀이를 하기도 했다. 엄마가 의도하지 않은 놀이로 확장될 때 그걸 보면 더 신나는 엄마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소꿉놀이가 있다. 그릇에 담아 엄마 먹으라고 주기도 하고 개미집을 꾸며주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여행이나 나들이를 갈 때 오래 머물게 되면 목공풀, 모래놀이, 물감 등을 챙겨갔다. 아이가 심심해할 때쯤 꺼내주면 자기가 주변에서 재료들을 찾아와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탐색하고 표현하고 생각을 확장시키며 아이들은 엄청난 발전을 할 것이다. 여기에 자연과 관련된 한글책이나 영어책을 미리 읽어주거나 읽은 후에 활동을 하면 그게 바로 독서 전, 후 활동이 되는 것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돈을 들이면 아이에게 그만큼 효과를 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책이든, 체험이든, 장난감이든 돈이 많이 들지 않는 한에서 엄마도 아이도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육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