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불리지 않던 자리에서, 불리고 싶어졌다
벌써 나비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1월 첫 주에 나비 9기 졸업식에 다녀왔다.
처음 나비에 참여할 때는 미션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감사일기를 쓰고 있었고, 운동도 하고,
독서와 블로그·인스타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생각보다 버겁지는 않았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동안 부끄럽게만 느껴졌던 학교 앞 홍보에 용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힘이 얼마나 큰 지도 알게 되었다.
나비프로젝트는 6개월마다 새로운 기수를 모집한다.
이번 졸업식은 함께했던 원장님들 중 9기의 마무리였고,
나는 6개월 뒤 10기로 졸업을 하게 된다.
졸업식 전까지의 나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미션만 성실히 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졸업식을 다녀온 뒤, 내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그날은 남편이 출근이라
아이들을 친정 부모님께 맡기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도착해 보니 팀장님들은 이미 분주하게 준비 중이었고,
팀별로 모여 사진을 찍은 뒤 졸업식이 시작됐다.
행사의 중심은 역시 원생 수였다.
원생이 가장 많이 증가한 원장님부터 소개되었고,
몇 명에서 몇 명으로 늘었는지가 화면에 크게 띄워졌다.
해당 원장님은 앞으로 나와
1년 동안 나비를 하며 느낀 소감을 이야기하셨다.
그런데 묘한 장면이 있었다.
페이지가 몇 장 넘어가고 나니
원생 수 변화가 크지 않은 원장님들의 화면에는
숫자 없이 이름만 담담하게 등장했다.
그리고 그분들 역시 나와 소감을 말씀하셨다.
그 순간, 주목받는 사람과 뒷자리를 지키는 사람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원생 수는 성공을 판단하기 가장 쉬운 지표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이 씁쓸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돌아보니 그동안의 나는 나비에 참여하면서도 어딘가 안일했다.
‘정말 잘 해내야지’ 보다는 ‘미션만 하면 되지’라는 마음이 더 컸다.
미션은 빠짐없이 했지만 꼼꼼함이나 완성도를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려웠다.
반면, 성공한 원장님들은 달랐다.
모든 미션을 100점으로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분도 있었고,
카페에 올라오는 글 하나하나를 정독하며
배우려는 자세로 임한 분들도 많았다.
한 원장님은 “이름이 많이 불리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하셨다.
실제로 한 달에 한 번 있는 줌 회의에서 무려 일곱 번이나 이름이 불렸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많은 원장님들의 소감이 이어질 때는
조금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말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조금, 아니 많이 더 열심히 해볼까.”
지난번 키즈엔리딩 송년회에 이어
이번 나비 졸업식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선명한 바람이 생겼다.
나도 저 자리에 서서, 내 이름이 불리고 싶다.
오픈 이후 정신없이 달려왔고 원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나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잘 되는 원장님을 보면 ‘나는 저분들과는 달라’라고 선을 긋고,
따라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나도 잘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른 원장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1월 동안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나비를 시작할 때는
이번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졸업식 화면의 첫 페이지에 내 이름이 등장하는 상상을 해본다.
키즈엔리딩에서도 내 이름이 여러 번 불리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다.
좌절과 쓸쓸함 뒤에 찾아온 나의 동기부여다.
목표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자리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기며 명성을 쌓다 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는다.
계속 일해오다 오픈한 원장님과 전업주부를 오래 하다 오픈한 나 사이에는
당연히 시간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1년은 워밍업이었다.
이제는, 달려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