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결의 사랑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아이들
오늘은 두 아들 이야기를 조금 편안하게 풀어보고 싶다.
아들들은 힘들고 말도 적다고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대화도 자주 나누어서인지 지금까지도 참 잘 지내고 있다.
같은 집에서 자라도 아이들은 참 다르게 자란다.
첫째와 둘째를 보면 그 말이 얼마나 맞는지 매일 느끼게 된다.
첫째는 예민한 편이라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 대신 표현도 참 잘하는 아이다. 내 표정을 보며 수시로 내 기분을 살핀다.
“엄마 지금 화났어?”
“피곤해?”
이렇게 묻는 순간들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힘들 때 그걸 알아봐 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사랑해요, 고마워요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 아이.
가족을 만나면 먼저 안아주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그래서 어디서든 사랑받는 아이다.
하루를 마치고 자기 전이면 꼭 안방 침대로 와서 옆에 눕는다.
그 시간이 이 아이에게는 하루 중 가장 큰 힐링이라고 한다.
피곤한 날에는 그마저도 쉬고 싶어 살짝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공부방을 하며 바빠진 어느 날,
첫째가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서 슬퍼”라고 말한다.
문제집을 하다가 ‘독립’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 단어 하나에 마음이 무너진다.
“나중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그리울 것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그 옆에 있던 둘째는 우리가 왜 우는지 모른다.
요즘 말로 하면 첫째는 F, 둘째는 T인 걸까.
둘째는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부끄러움도 많다.
안아주면 슬쩍 엉덩이를 빼는 아이.
하지만 이 아이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는 순간들이 있다.
내가 전단지를 포장하고 있으면
“엄마, 저도 해볼게요.” 하고 옆에 앉는다.
어느 날은 책을 읽다가 내가 빨래를 개는 걸 보더니
말없이 다가와 수건을 접어준다.
며칠 전에는 장을 보고 짐을 여러 개 들고 오는데
“엄마, 무거워?” 하고 묻더니
작은 손으로 끝까지 들어준다.
다시 달라고 해도 “안 무거워요.” 하며 놓지 않는다.
표현은 서툴지만,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주는 아이.
그 모습이 신기하고, 또 깊이 감동하게 된다.
엄마가 되는 길에는 늘 희생이 따른다.
쉬고 싶어도 해야 할 일이 있고, 아파도 밥은 차려야 한다.
아이들을 돌보느라 나를 돌보는 일은 늘 뒤로 밀린다.
어느 날 거울 속 초췌한 모습을 보며 속상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은 그 모든 감정을 덮을 만큼 큰 힘이 된다.
지금보다 더 해줘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아이들이 더 잘 크지 않을까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순간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생각한다.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게 만드는 존재는 바로 두 아들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줄 알았는데 결국 나는, 아이들 덕분에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