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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Feb 21. 2024

행복을 찾아서

톨스토이의 행복이 결혼보다 좋은 이유

중앙도서관에 가서 좋은 책들을 많이 빌려왔다.

차근차근히 읽다 보니 구의 증명, 결혼, 마지막이 행복이었다.

처음부터 순서를 정하고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읽다 보니 이 순서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의 증명은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결혼은 이성적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

행복은 감정적 공감과 이성적 판단을 적절히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톨스토이의 책은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삶을 톺아보는 그의 통찰력에 다시 한번 감복한다.

1800년대의 시선으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또한 배울 점이 있는 것.

 

책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17세의 소녀와 35세의 노총각의 결혼 성공기와 결혼생활 이야기.

예나 지금이나 나이차가 많은 결혼은 본인을 생각해서라도, 주변 시선을 신경 써서라도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다. 누구나 인생의 경험치라는 것이 있는데, 하루를 더 살아낸 사람의 연륜은 절대 무시할 것이 못 된다.

특히나 사랑하는 상대의 순수성을 지켜주고 싶은 외로운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과 재채기는 절대 숨길 수 없다.

그의 마음이 조금은 헷갈렸으나 용감한 소녀는 솔직함으로 그를 쟁취하게 된다.

결혼은 고백하고 바로 이루어졌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닮아있고,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면 당연히 결혼에 속도감이 붙는다.

함께하면 할수록 둘의 행복감이 고조된다.

남자가 주장하는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지향하는 태도에 대한 의문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한층 더 마음이 성장하는 여자의 모습에 저절로 마음이 흐뭇해졌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것에 새 생명이 주어진 것처럼 그 모든 순간이 충만한 행복함으로 가득해진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행복한 결혼생활은 충만하지만, 너무 평화로운 삶의 틈에 권태로움이 자리하게 된다.

새로운 자극에 설렘을 느끼고, 천방지축의 마음을 잡아주지 않는 그에게 미움의 싹이 솟아난다.

모두 다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기를.

서로에게 상처주기위해 자기를 깎아내리는 행동은 하지 말기를.

모든 순간이 후회로 남을 것이다.

특히나 이 책에서 좋은 것은, 마음의 고민을 입 밖으로 꺼내놓음으로써 서로가 가진 앙금을 풀어내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의 그녀를 향한 배려가 그녀에게 때론 독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어린 그녀의 호기심을 방해하지 않고, 때론 질투심을 여과 없이 드러낼 것.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보는 것.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처음의 설렘도 있고, 곁에 있는 순간의 당연함, 함께라는 충만함.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즐거워하는 사람을 보며 질투하는 마음, 그의 곁에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 때로는 참을 수 없이 샘솟는 상대방에 대한 불만.

모든 것이 사랑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함께 모든 것을 헤쳐나가는 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톨스토이가 말한 행복은 이런 것이 아닐까.

부족한 내가 수줍게 유추해 본다.

함께 하는 행복을 아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오늘도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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