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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Feb 19. 2024

잊을 만하면 늘 가게 되는 곳

주사를 싫어하지만 헌혈은 61번째

잠들기 전에 그다음 날의 계획을 머릿속에 짜곤 한다.

저녁부터 습했고 다음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릴 예정이었다.

비가 오면 축 쳐진다.

그래서 좀 활동적인 계획을 짠다.

주말 동안 등산을 해서 몸을 무리해서 하는 활동은 하지 않고 나가서 적당히 할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짧지 않은 고민을 했고 바로 결정을 내렸다.

내일은 헌혈의 날이다.

그래서 나는 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헌혈의 집 예약문자

기다림 없이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방법이다.

월요일 오전이라 한산할 것을 예상하지만 늘 변수는 있는 법이니까 대비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청소를 마치고 준비물을 야무지게 챙겨서 길을 나섰다.

헌혈할 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신분증이다.

사소한데, 한 번 두고 온 적이 있어서 낭패를 본 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제일 먼저 챙겨 놓는다.

새벽에 세차게 내리던 비는 아침에 와서야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찻장을 두드리는 빗방울을 기대했지만 비는 그쳐가고 있었다.

그래서 우산 없이 헌혈의 집 앞까지 갈 수 있었다.

헌혈의 집에 가면 가장 먼저 가야 하는 곳

가자마자 물 한 잔 먹는다.

여기만 오면 목이 그렇게 마르다.

혈액에는 여러 영양분이 있겠지만 물이 대부분이니까.

몸이 먼저 긴장하고 물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나는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바로 건강상태 체크하고 약식의 피검사를 거쳐 전혈을 할 수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게 되었다.

몸 상태가 허락한다면 전혈을 하는 편이다.

핏줄이 좁고 약한 편이라 혈장을 하면 핏줄이 팽창돼서 몹시 아프다.

그리고 전혈을 하면 기념품이 1+1이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헌혈자 기념품

수줍게 간호사님께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묻고 당당히 찍었다.

영화관람권이랑 올리브영교환권이 끌렸지만 늘 하던 대로 문화상품권을 말했다.

아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늘 많아.

사놓고 읽지 못한 책도 많아. 그만해야 하지만 문화상품권이 좋아요.

백다방 브런치세트도 있었다.

백종원 님의 사업수완은 여기까지도 미치는구나.

좋은 영향력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그리고 헌혈하러 오면 꼭 하는 행동이 있다.

헌혈할 때는 잼잼을 해야 합니다.

잼잼 잼잼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해야 혈액의 순환이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얇은 핏줄이라도 열심히 펌핑을 하면 금방 헌혈을 마칠 수 있다.

헌혈할 때 발을 교차해서 꼬고 있으면 헌혈 마치고 일어설 때 빈혈을 방지할 수 있다.

61번째 헌혈자의 소심한 충언.

손이 안 보이면 발인지 팔인지 알 수 없는 굵기의 팔뚝.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요즘 벌크업 중이라 조금 수줍어진다.

헌혈은 금방 끝났다.

하지만 곧 일어날 수 없다.

10분의 휴식을 해야 자리에 일어설 수 있다.

얌전히 10분을 기다리고 휴게공간으로 갈 수 있었다.

헌혈을 하면 기본으로 받는 과자와 이온음료, 헌혈증서, 헌혈예약해서 받은 쿠폰과 문화상품권 2장. 이번에는 특별히 비타민을 선물로 받았다.

좋아 좋아. 비타민 잘 챙겨 먹고 더 건강해져야지.

주섬주섬 챙기고 이온음료 마시고 나면 7분이 후딱 지난다.

휴게공간에서 7분을 쉬면 헌혈의 집을 나설 수 있다.

계획한 일이 딱딱 이루어지면 기분이 좋다.

그렇게 나는 오전의 계획한 일을 마치고, 오후의 일을 수행하기 위해 또 길을 나섰다.

그리고 비가 그친 맑은 하늘을 보게 되었다.

가지고 나온 우산은 짐이 되었지만 맑은 하늘을 보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다.

또 지금부터 달려야 하루를 부지런하게 보낼 수 있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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