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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Feb 22. 2024

부산 안의 기장 안의 정관이란 곳은

늘 새로운 부산 안의 또 다른 부산이다.

일기예보가 맞지 않다.

오전 9시까지만 비가 오고 대체로 흐린 날이 계속될 거라고 했는데, 계속 비가 온다.

10시에 나갔다가 비가 와서 다시 돌아오고

11시에 나갔다가 비가 와서 다시 돌아오고

이러다 오늘 예정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겠다.

왠지 모를 조급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동안 비가 와도 쫄래쫄래 나갔던 것이 화가 되었던 건지, 슬슬 감기가 오고 있었다.

콧물에 자아가 생겨서 나도 모르게 계속 코흘리개처럼 콧물을 흘리고 있었다.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하며 계속 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빵을 간식으로 먹고 비가 거의 그칠 듯하여 정오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환승하고 목적지로 향하려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변기가 좀 이상하다 좀 봐달라. 하는 거였다.

나는 급히 업체에 전화를 넣고 다음 정류장에 내려서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아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밥을 챙겨 먹고 집 안의 문제를 해결하고 감기약을 먹고 앉아있으니 몸과 마음이 노곤해졌다.

오늘은 적당히 쉬엄쉬엄 보내야 하는 하루구나.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날도 있는 것이다.

책을 보며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3시가 지나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으니 가볍게 걷자.

그래서 나는 오늘 가까운 정관을 걷기로 했다.

목적지는 정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곳

그곳은 바로 모든 이의 꿈과 희망이 모이는 곳

정관의 로또 성지

늘 가면 줄이 길게 늘어져있다.

생긴 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는데, 늘 힙하다.

토스트 가게인 듯 하지만 로또를 사는 사람이 훨씬 많은 곳

(참고로 1등 14번 당첨. 그 다음 1등을 기원하며)

저녁시간에 특히 많은데,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면 차선 두세 줄을 물고 불법주차가 가득해서 무슨 큰일 났나 하고 보면 로또를 사기 위해 줄 서려고 주차를 해놓은 것이다.

기장군에서 작정하고 불법주차 잡으면 한 해의 지방세를 금방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완연한 저녁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이 꽤 있었다.

그럼 차는 얼마나?

로또 성지 앞에는 차들이 항상 많다.

잘 보면 외제차도 많고 특히 값비싼 차들이 늘 있었다.

돈이 많은 사람들도 더 많은 돈을 바라는구나.

돈 많은 사람들도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나도 질 수야 없지.

그렇게 오늘도 나의 희망을 실어서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바람의 일환으로 로또를 한 장 구입했다.

목표를 금방 이루고 나니 잠깐 방황하게 되었다.

그래서 로또 성지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 가기로 했다.

오늘날이 흐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공원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정관의 중심 중앙공원

정관 안에서 행사를 하면 중앙공원에서 이루어진다.

넓은 공터가 있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기 좋다.

괜히 비석 앞에 가서 정관의 지명 유래도 읽어보고 늠름한 장승도 구경해 보았다.

중앙공원의 그네가 외로이 바람을 타고 있다.

늘 사람 한 두 명은 꼭 있었는데, 오늘은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서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이 그네만 덩그러니 바람에 몸을 실어 흔들흔들하고 있었다.

나도 탈까 했지만, 한 번 타고나면 내일은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자제했다.

내가 나를 지켜야지. 잘했다고 생각한다.

중앙공원 안의 화장실과 옆에 보이는 소방서와 도서관

철저한 계획으로 만들어진 신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정관은 관공서가 다 가까이에 있다.

소방서 옆에는 노인복지회관, 그 앞은 보건소. 길 건너편에는 행정복지센터, 그 건너편에는 정관도서관과 박물관이 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어린이도서관도 따로 있다.

행정적 업무를 보기에 한 군데에서 처리하기가 수월하고, 또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원이 블록마다 존재한다. 아파트 지을 때 공원 짓기를 의무화해서 그런지 여기 사는 사람들은 참 편하게 공원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매일매일 보면 좋겠다.

중앙공원에서 정관도서관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정관천

그리고 곳곳에 흐르는 물을 바라볼 수 있는 정관천이 잘 관리되어 있다.

다만 오늘은 비가 와서 수풀이 좀 엉망인 면이 있지만, 그냥 가만히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 온 김에 도서관까지 가보기로 했다.

정관도서관 전경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서 크고 시설이 잘 되어 있다.

가끔 오는데 넓고 쾌적해서 이용객이 많아도 갑갑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책이 많아서 좋다.

식당 안은 외부음식물 반입금지지만 식당 밖에 테이블에서 외부음식 취식 가능합니다.
정관도서관 지하 1층의 편의시설

정관도서관은 입구에서 들어가면 여기가 지하 1층이다.

급하게 등본이나 그 외 간편한 서류는 여기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어린이 극장도 있고 매점도 있다.

밥이 저렴한 편이고 썩 먹을만하다.

다음에는 식사시간에 와서 밥을 먹어야겠다.

굳이 사 먹지 않고 집에서 싸 온 음식을 먹어도 눈치 안 봐도 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2층은 멀티미디어실. 나는 여기 참 좋아한다. pc를 마음껏 써도 되고,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다.

3층은 종합자료실. 간혹 서고에 있는 책을 도서관 사서에게 요청하면 가져다준다.

나는 서고에 있는 책도 많이 본다. 책은 많이 볼 수록 좋은 것 같다.

4층은 열람실. 공부하러 학생들이 많이 가는데, 나는 책을 주로 보니까 4층은 거의 갈 일이 없다.

갑자기 쉬는 날이 생기면 딱히 하고 싶은 게 생각이 안 날 때 주로 나는 도서관을 간다.

그냥 그 장소에 가기만 해도 뭔가를 해내는 기분이라서 더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 나는 도서관엘 왔다.

감기기운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서 지하 1층만 돌아보고 나왔다.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다.

다 자기만족인데, 오늘의 나는 조금 느리게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나는 오늘의 나에게 만족하는가?

그래도 소소한 움직임으로 희망을 구매했고, 꿈을 꾸는 하루를 보냈다.

몸은 지치지만 가만히 누워있지 않고 또 움직여댔으니까 오늘밤도 푹잠 잘 수 있겠지.

오늘밤도 모두의 안녕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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