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둥벌거숭숭이 Aug 04. 2024

휴가철 부산을 알차게 맛보는 꿀팁

무더위에 지친 당신, 부산으로 오세요.

휴가철이라는 것이 도로를 보면 느껴진다.

부산 도로가 이렇게 차로 가득한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부산으로 내려왔다는 사실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누워있으면 그게 피서고 휴가다.

하지만 나는 더 진한 휴가를 느끼고 싶었다.

사람구경을 하기 위해 떠난 나만의 부산을 야무지게 즐기는 여정을 떠나기로 했다.

처음의 목적지는 바로 부산도서관이다.

부산의 중심가가 아닌, 사상에 위치한 신생 도서관이다.

크고 아름답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도록 만들었다는 도서관.

그렇게 나는 이동식 냉장고인 버스를 타고 환승하고 환승해서 결국 그곳에 와닿았다.

사상 덕포.

그리고 제일 먼저 들른 곳은 바로 식당이다.

시작은 항상 맛있는 음식이다.

해물왕창칼국수 진짜 맛집 맞습니다.

가는 길에 미리 검색을 해보았기 때문에, 대기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비결은 바로 테이블링 앱을 이용한 것이다.

이미 초량온당을 다녀온 사람으로서 테이블링 앱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앱을 통해 원격줄서기를 신청하고 내 번호가 불리기 전에 도착해서 입구에 있는 대기 접수 기기에서 코드번호를 확인 후 앱에 확정코드를 입력해서 내가 가게 앞에 있다는 것을 인증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미리 가게에 나보다 먼저 와있는 사람이 입구에 있는 대기 접수 기기를 이용해 대기를 했지만 내가 음식을 다 먹고 나올 때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맛집을 대기 줄 없이 즐기기 위해서는 테이블링 앱을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더 했다.

입구에서부터 미리 주문서를 작성할 수 있어서 지체 없이 주문을 먼저 했다.

육전 물, 비빔 밀면 꿀맛

입장하자 눈앞에 주어지는 육수가 고소하고 감칠맛이 돈다.

입맛을 충분히 돋워준다.

그렇게 가만히 육수를 음미하고 있으면 육전 물, 비빔 밀면이 바로 서빙된다.

이 집 육수 참 잘하네.

한방의 향이 물씬 풍기는 육수에서 고기의 향도 난다.

여기에 식초 2바퀴와 2번의 겨자 소스 펌핑은 밀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멀리까지 와서 먹을 이유가 충분히 있는 맛이었다.

내가 이 동네에 산다면 매일 먹으러 오고 싶을 맛.

물 밀면도 맛있고, 비빔 밀면은 더 맛있다.

특히 고명으로 올라온 육전도 그 몫을 톡톡히 한다.

그러나 이 집에서 최고는 다른 음식이었다.

수제 만두의 위엄은 비빔장과의 아름다운 조화에 눈물 겨울만큼 맛있다.

두둥.

큼지막한 외형과 투명한 만두피에 마음이 설레었다.

비빔 밀면을 비비는 내 손이 바삐 움직였다.

얼른 비빔 밀면과 만두를 함께 먹고 싶어서.

서빙할 때부터 직원분이 앞접시와 간장병을 따로 내어주면서 말씀하신다.

만두는 접시에 담아서 간장 부어 드세요.

네. 말 잘 듣는 손님이 되겠습니다.

만두 먹는 방법.

따로 만두 먹는 방법이 있었다.

간장을 만두에 푹 적셔도 그렇게 짜지 않았다.

일단 만두를 반으로 갈라 간장에 푹 적셔서 입안에 넣으면,

금세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만두를 만날 수 있다.

이것은 만두의 황홀경인가.

이렇게 맛있는 만두를 먹어본 것이 언제이던가.

첫 입에 감동, 두 입에 충만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만두를 밀면에 싸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식당 안의 대부분의 테이블에는 만두가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집 만두는 찐이다. 직접 만든 수제래요.

포장을 하고 싶었지만, 오늘 일정이 밀려있으므로 다음에 또 오기로 약속했다.

나만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도보로 2분.

드디어 부산도서관 입성.

전면창과 하늘로 향하는 외관이 아름다운 부산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사람들로 문전성시.

첫 느낌은 시원함과 많은 사람들로 인한 놀람이다.

높은 층고와 탁 트인 전망으로 인한 개방감이 참 여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도 예뻤는데, 도서관 안의 풍경은 더 아름다웠다.

무더위에 도서관 주변에 사는 사람들, 가족들과 찾아온 외지인들로 도서관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단 전시실부터 탐방했다.

풍경의 틈새 전시

박한샘 작가님의 자연을 바라보는 정취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산수화라는 고전적인 미술기법을 현대적 시각으로 표현해 낸 그림들이 흥미로웠다.

청화백자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작품, 한지 위에 그려진 12m 그림에는 경이로움까지 느껴졌다.

무료전시는 참으로 감사한 것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분은 와서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부산도서관 책마루는 2층부터 3층까지 높은 층고로 만들어져 있다.

모든 공간이 아름다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 만족하고,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충분히 흥미를 일으킬 정도로 책이 예쁘게 전시되어 있었다.

중간중간 앉아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았다.

나도 서재가 있다면 이렇게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에서 제일 크게 만들어진 도서관이라 다양한 책들이 많이 있었다.

흥분.

그러나 주말의 도서관은 정말 사람들로 가득했다.

문제는 자리는 많은데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에 있다.

자리만 차지하는 짐들, 사람들은 어디 있는 것인가.

이것은 총체적인 문제다.

분명 자리는 많은데 앉을자리는 없다.

가방, 책, 태블릿 pc 등을 자리에 놓고 사람이 없다.

공부를 하러 온 건지, 책을 보러 온 건지.

책을 즐기러 온 사람들은 이런 문제적 인간들 덕분에 책을 즐길 공간이 부족했다.

조금 눈살이 찌푸려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이 소시민은 평일에 다시 도전해 보겠어요.

자리 부족의 문제는 예쁜 도서관 모습에 다시 녹아버렸다.

어쨌든 모든 자리에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것은 이 도서관의 기획 취지에 걸맞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계단에 다양한 소파를 배치해서 편하게 등을 기대고 책을 보는 사람, 누워서 보는 사람, 쭈그려 앉아서 보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그들 틈바구니에 끼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었다.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또 오면 되니까.

심지어 책을 좋아하지 않는 동행인이 책이 읽고 싶다며 3권이나 책을 대출했으니까.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탁 트인 개방감과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도서관 전체를 둘러보는 데에 30분 넘게 걸렸다.

자리가 없는 도서관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

나온 김에 부산을 야무지게 즐겨야 한다.

우리는 곧장 광안리로 가기로 했다.

한 번에 바로 가는 버스를 타고, 부산의 대표 피서지인 광안리로 향했다.

피서지 하면 광안리, 역시 시원하다.

버스에 내리면 해변가 근처에 내려준다.

시원한 버스에 있다가 내리면, 더위가 훅 느껴지지만, 바다가 가까워질수록 시원한 바람이 바다를 타고 흘러온다.

마치 냉방 중인 가게 앞을 걷는 듯한 시원한 바람이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바닷가를 찾는구나 싶었다.

파라솔은 만석이고 시원하게 입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바닷바람이 시원했지만, 뜨거운 햇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시원한 실내로 이동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바라본 도로는 주차장이었다.

이렇게 차가 많아도 되나 싶게 차가 굉장히 많았다.

다들 광안리로 오신 건가요?

민락더마켓 앞에 MOONO

여기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 해를 피해 도망 나온 사람들로 밀락 더 마켓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에어컨의 시원함이 조금 덜 했다.

moono 팝업 스토어와 여러 편집샵, 다양한 먹거리들로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하고 싶었지만, 동행인을 보호해야 하므로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이제는 즐길 시간이니까요.

광안리 해수욕장의 핫플은 코인 노래방이었다.

광안리 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는 바로 고깃집 왼편에 있으니 확인하고 올라가 보시길.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천 원에 3곡은 메리트 있는 가격입니다.

대기줄이 있어서 앞에 2팀을 기다렸다가 곧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노래방으로 들어가기전, 입구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코인 노래방에서 먹는 우유빙수는 꿀맛.

시원 달달함이 온몸을 가로지른다.

힘껏 지르고 난 내 목에 시원한 얼음찜질을 해준다.

그리고 코인 노래방 안에서 카드결제도 되니 편하고 좋았다.

이제 더 이상 코인 노래방이 아닌 것 아닌가.

그래도 좋다.

오히려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돌아보고, 여름의 절정 해수욕장을 돌아본 후에 들른 노래방은 내 안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내고 있었다.

즐거움이 넘쳐흐른다.

시원하고 달달한 간식까지 함께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오늘 하루가 진정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부지런히 하루를 돌고 돌아 이제 드디어 귀가할 시간이 되었다.

돌아갈 때는 다시 시원한 버스에 몸을 뉘이고 여름의 더위를 다시 냉동시켰다.

좋다.

부산을 알차게 맛보고 귀가하는 이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다.

당분간 여행의 욕구가 잠잠할 만큼의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 기분이다.

당신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나의 여름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소란했다가도 금세 시원한 버스 안으로 몸을 숨기기도 하고, 맛집에 가서 행복한 식사를 하다가도 땡볕에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

완연한 여름이다.

당신의 오늘은 덥고 소란하지만 즐거움과 여유가 함께 하는 하루가 되기를.

이전 01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못 가는 곳 오초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