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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나 Mar 02. 2020

너도 꿈을 키우고 있다!

우리 집에 커다란 TV가 생긴 이후로 가족이 함께 모여 영화를 자주 본다.

오늘의 영화 제목은 '히트맨'                                              

                                                                                                                  

앞에 이야기만 해보자면...

주인공인 권상우는 어린 시절 엄마 아빠와 어딘가를 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혼자만  살아남는다.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며 시간을 보내던 아이.

한편 국정원에서는 홀로 지내는 아이 중에 능력이 출중한 아이를 착출해 특수 요원을 만드는 '방패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권상우를 눈여겨보게 된다.

태권도 선수인 아빠와 체조 선수인 엄마의 유전자를 받은 권상우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젝트에 발탁되어 훈련을 받고, 최고의 암살요원 에이스 '준'이 되었다.


업무 수행 실력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늘 만화가 그리고 싶었던 '준'.

어떤 순간에도 종이와 펜만 있으면 그림을 그리던 '준'은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정원에서 벗어나야 했고, 벗어나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준'은 자신의 꿈을 위해 죽기로 결심한다.


즉 임무를 수행하던 중 비행기에서 자신의 몸을 던질 때 낙하산을 펴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어 사고사로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길 선택했던 '준'은.... 결국 해냈다.(휴.... 죽는 줄 알았네)


그렇게 관람객의 마음을 긴장시켰던 영화는 암살요원 '준'이 아닌 만화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김수혁'의 삶을 풀어내고 있었다.

딸아이와 남편은 영화의 멋진 액션과 코믹에 배를 잡고 웃었지만, 나는 바다에 뛰어든 장면만 머릿속에 감돌았다.


얼마나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면, 얼마나 꿈을 이루고 싶었으면 죽음까지 선택했을까?


이 같은 상황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전혀 자신의 꿈과 상관없던 직종에서 일하던 사람이 늘 마음속에 품어왔던 그 꿈을 이루고자 도전하는 모습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휴대폰 판매원이었던 '폴포츠'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오페라 가수'의 꿈을 이뤄내는 모습에 우린 얼마나 감동받았던가?


오래전 감동을 다시 기억하라는 듯이 채널을 돌리던 중  뮤지컬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한 앙상블 배우들에게 무대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주는 '더블 캐스팅'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많은 실력 있는 참여자들 중에서 '임규형'이라는 참여자의 노래를 듣고 우리 가족 모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와 뮤지컬 현장에 있는 거 같아."

"진짜 몰입된다!"


그렇게 우리는 임규형이란 사람의 이름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뜻밖의 이력을 보게 되었다.

"의대생이었대. 의대 3학년까지 다니다가 연극 영화과 간 거라는데?"

이렇게 자신의 것을 버리고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을 볼 때면 남편의 반응은 한결같다.

"저렇게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게 부럽다. 난 왜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지?"

그런 말을 하는 남편을 볼 때면... 나는 뭐라고 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말하고 싶다.

"오빠, 우리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무언가를 향해 달려나갈 때가 있었어.

다만 우리의 꿈은 저렇게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던 거 아닐까?

오빠 대학생 때 핸드폰 그림을 그리며,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가고 싶은 회사를 두고 오빠의 꿈을 향해 달려갔잖아. 때로는 날을 새며 준비하고, 연습하고, 계획했던 시간들... 기억해봐"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은 남들이 볼 수 있는 꿈이었고, 남들에게 나타내야 하는 꿈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니까...


남들에 눈에 띄는 꿈이 아니면 어떠한가!

엄청난 것을 버리고 달려간 꿈이 아니면 어떠한가!


누구나의  마음속에는 남들에게 크게 인정받는 일은 아니더라도 작게나마 품고 있는 꿈이 있다.

꿈이라는 단어가 내 경력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거창한 의미 같겠지만, 난 축소하고 싶다.

당신의 삶에 있어서 당신을 웃을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바램 또한 꿈이란 단어로 표현되면 어떠할까...

단어를 퇴색시키는 나쁜 짓일지언정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을 '꿈 없는 사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



따뜻한 밥을 지어 아이들을 먹이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크길 바라는 아빠 또는 엄마의 바램.

비록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열심히 돈을 벌어 가족을 책임지고 싶은 아빠 또는 엄마의 마음.

알아주는 이 없어도 언젠가는 작가가 되고 싶어 브런치에 끄적이는 열정. (내 이야기)

간혹 쿠키를 구우며 '나중에 카페 차려서 팔아볼까?' 생각하는 상상력까지...




나를 미치도록, 가슴 떨리도록, 잠 못 들게 해야만 하는 것이 꿈이라고만 생각하지 말자.

지금 이 상황을 견디고 버텨내고 있는 나 자신 역시 꿈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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