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률
재앙은
소리 없이
문을 두드렸다
자꾸만
스러지는 이들의
어깨 뒤로
비극이란
호흡처럼
와전되는 걸까
사람들은
마스크를 집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재앙은
입을 타고
오르내리므로
우리는 말을 아꼈다
숨을 쉴 때마다
솜처럼
흠뻑 무거워지는 것을
비극이라 불러도 되는 걸까
이윽고
들숨
그리고
호흡의 무게란 사라져 가는 이들의 짐과 같다고 어제 여기를 떠난 이가 말했었나 마스크의 가격은 자꾸만 오르고 오늘로 세명의 사람이 더 쓰러졌고 공장의 사람들은 더욱 바빠지고 집에 가는 발걸음은 좀 더 무거워져서 밤의 공기는 조금 더 가빠졌지만
다시
숨을 참고 걸었다
재앙이
입을 타고
오르내렸다
#매주의 글_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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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wenty.f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