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혹은 대담

그와 함께 떠나버려

by 갓구름

이틀정도 생각만 하던 내 감정에 대한 확인을 소설 '그와 함께 떠나버려'와 함께 해보기로 했다.

핸드폰은 껐다. 다시 켜놓고 이유를 찾으려 해서.


[24p] "뭔가 부탁하려고 이러는 거 아냐? 내가 너보다 열두 살이나 많으니, 내몸에 관심이 있는건 아닐테고 말이야."
"법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나이는 육체적 끌림의 등식과 아무 상관 없어요."
"육체적 끌림의 등식? 그게 뭔데?"
"상상력 + 설렘의 파동 + (결핍 x 욕구) - 죄책감
---------------------------------------------------- = 욕망 "
정서적 소양 + 루트(비 상호성에대한 두려움)


정서적 소양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대충 나머지는 알 거 같아서 대입해보았더니 얼추 맞는거같다.

특히 상상력, 결핍과 함께 증폭되는 욕구. 근데 죄책감은..? 잘 모르겠다.



"필요한 것은 다 들어갔네. 제빵은 안 들어가?"
"욕망의 등식에 제빵의 자리는 없어요. 다만 욕망의 실현 과정에서 유용하기는 하죠."
"그럼 욕망 + 제빵 = 행동이야?"
"그런데 선배님한테는 영 안 통하네요."
기욤이 분한 표정으로 받아치더니, 곧바로 덧붙였다...

[48p] 내가 들어가자 기욤이 빙긋 미소 짓는다. 간호사들을 죄다 쓰러지게 만드는 저 천사의 미소. 병동의 모든 싱글 여자들이 탐내는 남자. 게다가 몇몇 유부녀들조차 태연한 얼굴로 은밀하게 그를 탐낸다. 다른 남자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확인 받고, 상대의 욕망을 감지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으니까. 그들은 그토록 매력적인 남자를 오직 한 여자만 누릴 수는 없는 법이라고 탄식하며 그건 순전한 낭비라고 주장한다. 간혹 그가 게이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내비치는 여자들도 있지만, 이는 즉시 배제된다. 그들의 열망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연한 얼굴에서 프랑스 여자들의 자유로움 그 속의 나를 보고.

그리고 이성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확인받고, 욕망을 감지하는 기분이 어디까지 괜찮을 수 있는건지 ㅎㅎ

매력적인 남자를 '오직 한 여자'만 누릴 수 없는 법 : 순전한 낭비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흥미롭다.

이런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때문에 결혼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것 아닐까? 제도로 묶어둬야 성적본능과 그로인해 행해질 행동들이 어느정도 제약되고, 불필요했을 잡음이나 욕망의 실현으로 야기될 관계의 복잡성..법적 조치들이 완화되는 효과? 이혼을 무릅쓰고까지 욕망을 실현할까 싶은순간에 이성이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 이 사이에 창밖으로 옷을 털다가 옷에 있던 내 브래지어가 떨어져 2층 난간에 걸려있다. ㅋㅋㅋㅋㅋ어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생하듯 '이 남자가 법적으로 나에게 오지않아도 좋아. 우린 사랑하니까'라면서 일을 저지

르게된다면.. 물론 발각되지 않는다면 인생에 큰 일은 없겠지마아안 인생의 비밀이란 쉽게 발각되기 마련이며 발각되지 않아도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는 비밀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둘은 진정한 자유라는 명제아래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두유 언더스탠? ㅋㅋㅋ] 둘은 들키면안되니까 혹은 떳떳하게 연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선과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게될것이라는 거지. 그래서 온전한 욕망의 실현이 가능한 건강한 선택지를 고르는게, 아무래도 좋은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유롭지만 자유롭지않은 연인관계에 주로 쓰이는 레퍼토리: "좀만 기다려..이혼하고 올게" 라고 하지만 이혼은 하지 않는다.

여성도 그러지않을 것을 알면서(?) 기다리며 지치고 기다리다가 발각되면 혼자 장황한 이별극을 쓰게된다.

꼭 이런 성역할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한국의 레퍼토리는 이런게 흔했던거 같아서ㅋ


건강한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혼자 아파하는 관계를 지속&반복하고 있다면, 위에서 발췌했던

'이성에게 자신의 매력을 확인받고, 상대의 나에대한 욕망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고 있지 않은 지

한 번은 생각해봐야한다. 왜 결실이 없는 이상한 사랑을 해요? 당신은 삶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요?


정말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이성에게 어필되는 자신의 매력으로만 자신을 구성하진 않을테니까. 그렇다면 자신이 수용하지 못하는 자신의 못난부분은 부정하고 싶은게 아닌지, 해결할 문제를 도피하고 있지 않은지 한 번쯤. 강렬한 사랑의 감정이 성적 욕구의 결핍은 아니었는지. 사랑에 대해 한 번 탐구도 해보고.

(사랑의 기술_에리히프롬을 추천합니다)


[72p] 눈물이 귓가로 흘러드는 것이 느껴진다. 귀에 물 들어가는 건 질색인데. 눈물이 청각기관으로 흘러들어갔는데 그게 질색이니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해결해줌녀 정말 고맙겠다는 뜻을 검지로 어떻게 전달한다? 헛된 바람이겠지. 이 눈물은 그냥 귓속에 간직하련다. 어떠면 온몸이 성치 않은 마당에 그런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내가 다른사람들 눈에는 이상해 보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만은 않다. 꽃병을 흘러넘치게 하는 것은 단 한 방울의 물이다.


맞아. 사소한것이 어떤것을 넘치게 한다.

이상하게 이장면을 상상할때 눈물이 흘러서 귀에 고였던 느낌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입이 너무 잘되는 묘사 그리고 전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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