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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대학교병원 Aug 16. 2022

격세지감이란 이런 것

진단 분야의 발전은 격세지감이라는 사자성어로 요약된다. ‘진보와 변화를 많이 겪어서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이라는 뜻이다. 고대 의학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의 최근 성과까지 함께 살피며 실감해 보자.


Claudios Galenos

의사들의 왕자, 갈레노스

ⓒwikipedia

해부학과 생리학, 진단법,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1000년 이상 큰 영향을 끼쳤다. 쇼맨십과 집중력이 뛰어났던 갈레노스는 환자를 볼 때 사소한 단서도 쉽게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의 대화와 상황, 하인이 들고 가던 배설물과 식사, 환자의 행색과 태도 등을 관찰하여 마치 묘기와 같이 진단을 내렸다고 알려져 있다. 순식간에 진단을 내리는 모습은 셜록의 추리를 보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Manometer

세계 최초의 혈압 측정계

ⓒwikipedia

영국의 켄트에서 태어나 1696년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헤일즈는 과학 탐구에 관심이 많았다. 나무즙이 나무줄기를 올라가는 힘을 측정하는 방법을 포함하여 식물의 기능에 관한 여러 가지 정량적인 측정 방법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실제 헤일즈는 나무즙의 압력을 측정한 경험을 통해 동맥 혈압 측정을 다음 단계의 연구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삽입된 유리관에 말의 피가 차오르는 높이를 측정함으로써 혈압을 측정해냈다. 이 유리관이야말로 이른바 역사상 최초의 혈압계(Manometer)였다. 당시 헤일즈가 시행한 열한 차례에 이르는 일련의 실험 결과는 1733년에 그가 발간한 책에 자세히 기록되었다.



NGS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여러 유전자 부위를 동시에 분석해 수많은 유전자 변이를 빠르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분석법.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의 범위가 넓고 대량의 유전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대용량 염기서열분석법’으로도 불린다. NGS 기반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의 수많은 유전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질병의 진단, 치료 약제의 선택, 질병의 예후 추정이 가능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3월부터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 부담률 50%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NGS 검사 대상은 암환자와 유전성 질환자·의심 환자다. 고형암은 위암·폐암·대장암·유방암·난소암·악성 뇌종양 등 10종, 혈액암은 급성 골수성·림프구성 백혈병 등 6종(5개군), 유전성 질환(유전성 난청·망막색소변성 등)은 모두 포함된다.



진단 정확도 93%

췌장암 조기 진단 기술

2021년 서울의대 김영수(의공학교실)· 서울대학교병원 장진영(간담췌외과) 교수팀은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MRM-MS)을 이용해 췌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단백체 기반의 다중 마커 패널을 개발했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5년 생존율이 13.9%(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그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학술지 ‘임상암연구 (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모그 항체 검사 민감도 22% 증가

자가면역질환 진단법

시신경염, 척수염 등 자가면역질환의 보다 정확한 진단법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성민 교수팀(권영남, 김보람)은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모그(Mog)항체 검사를 시행해 진단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모그항체는 자가면역질환에서 나타나는 매우 특이한 당단백질 항체다. 몸을 지켜 주어야 할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기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최근 의학이 발달하면서 상당수 환자가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회지(Neurology: Neuroimmunology & Neuroinflamm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10개 폐 질환 검출

AI 흉부X선 3세대 진단시스템


서울대학교병원이 ㈜루닛과 함께 개발한 흉부 X선 인공지능 진단시스템 인사이트(Insight) 3세대 개발에 성공했다. 새로 개발한 3세대 진단시스템은 흉부 X선영상에서 폐암, 폐결절, 폐결핵, 폐렴, 기흉, 기복증, 종격동비대, 흉수, 폐섬유화, 심장비대 등 10가지 질환 소견을 찾아낸다. 사실상 대부분의 폐·흉곽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단시스템은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전 모의 판독 실험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보조를 받은 경우, 영상판독 전문가 단독으로 진단할 때보다 진단 정확도가 상승했다. 특히, 기흉·기복증 등 초응급질환은 진단 정확도가 29.2%(7/24)에서 70.8%(17/24)까지 대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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