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호흡은 아주 천천히,
이불을 들었다 놓았다
마치 꿈속에서도 누군가에게
계속 말을 거는 사람처럼
나는 그 리듬을 눈으로 좇다가
조심스럽게 등을 돌려 누웠어
사랑하는 사람의 숨소리에 등을 보이는 건,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한 표현이었는지도 몰라
깨울까 생각했어
지금 말하면 들릴까,
어쩌면 그 사람은 나를 이해해 줄까 하는
작고 어리석은 기대 같은 거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어
그날 밤만 그런 밤이 아니었고,
그 말만 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나는 수없이 많은 순간에
말하지 않았고,
수없이 많은 장면에서
그냥 옆에만 있었다
표현 없이도
내 안 어딘가에 오래 잠기는 물결
하지만 그건
나만 잠수할 정도의 깊이였을 뿐야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겠니.
손끝이 떨렸고
눈꺼풀 안쪽이 뜨거웠어
그 사람의 숨결이 이불 위로
계속 나를 흔들었으니까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