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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Mar 20. 2022

90년대생 직장인인 당신을 칭찬합니다.

MZ직장인으로 회사에서 살아남기

최근 동계올림픽에서 달라진 사회분위기를 체감했다. 메달을 따더라도 금메달이 아니면 '아쉽다'라는 식의 멘트가 바로 나오던 해설중계의 스타일이 점점 바뀌어간다. '메달권'이라는 결과에 격렬히 환호하고, 메달권이 아니라도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수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해설과 언론의 변화를 통해 경쟁이 아닌 축제라는 올림픽 본연의 정신을 느낀다.


매일이 전쟁터이고 경기장인 회사에서 우리는 잘해야 본전이다. 서로에게 칭찬과 위로의  마디를 건네는 것이 어쩐지 어색하고 익숙치 . 태평양 넘어 미국은 '오버칭찬'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우리는 '오버인색'  문화를 가지고 있다.


어느 날인가 내가 진행한 업무에 대하여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칭찬을 들어본 경험이 없으니 바라지도 않고 그저 근무를 해나가고 있었다.


생각치도 못한 타이밍에 상사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상사가 '그 업무에 대해서 따로 말하진 않았지만, 고생한걸 알고있어. 새로운 방향으로 도전한거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말했을 때 너무나도 놀랐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기분이 좋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돈 한푼 들지 않고 1분도 걸리지 않는 몇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칭찬이 그때까지 해왔던 고생에 대한 피로를 한번에 녹여버렸다. 연봉과 복지와 같은 물질적인 보상도 당연히 중요하나, '사람'으로 부터 듣는 따뜻한 한마디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기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경험이었다.


일본 재무성에서 근무하는 작가 야마구치 마유는 그녀의 책 '업무의 잔기술'에 칭찬에 대한 한 일화를 실었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 중에 상대가 노력한 일에 대해서는 잊지 않고 반드시 피드백해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내가 봐도  정리했다고 생각하며 제출한 조사결과나 시간을 들여 다듬은 문장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분석이 상당히 명쾌하더군. 일에 정성이 담겨있어.'하고 한마디를 곁들여준다.

 선배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해도 사회에 나와서는 누군가가 명확하게 '잘했다.' 말해주는 경우가 없더라고. 신입시절에는 사람들 태도가 차가워서 마음이 상하기도 했어. 그래서  후배가 업무를 정성스럽게 처리해주면  사실을 반드시 전하려고 하지."
 '업무의 잔기술'

칭찬의 위대함을 스스로 경험한 이후, 나는 칭찬이라는 기능을 장착한 직장인이 되었다. 후배직원이 고생한 업무에 대하여 진심으로 칭찬한다.  또는 그녀가 고생한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칭찬한다. 가끔은 카카오기프티콘을 통해 소소한 선물을 함께 발송하기도 한다.  천원밖에 안하는  선물이 어떤 사람에게는 다음 날 다시 회사라는 전쟁터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응원임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누구로부터 내가 받은 것이다.  사람의 칭찬이  사람을 격려하고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


작년부터 상사들에게도 따뜻한 문장들을 전달한다. 고생하고 있음을 알아주는 것에 대한 행복은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다. 한 해 한 해 지나며, 어깨가 쳐져있거나 지쳐있는 것은 부하직원만이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탓도 있다. 상사가 고생하신 부분에 대해서 내가   있는 선에서 그들을 위로한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칭찬하고 있다. 익숙치않은 업무를 빠른 시일 내에 적응하려고 고생하고, 잘해보려고 고군분투하는 그 마음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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