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MZ직장인은 지하철에서 '책'을 빌린다.
스마트도서관이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이용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 도서대출반납기이다. 매일 뚜벅이로 출퇴근하는 MZ직장인이 도서관을 이용하기란 쉽지않다. 평일 도서관 대출시간은 근무시간과 겹치는데다, 상업지역에 주거하다보니 도보로 이용가능한 도서관이 없다. 스마트도서관이 실제 도서관에 비해 너무 미니멀해서 쓸만하겠냐는 의심이 든다면 금물이다.
책 종류가 많지 않다. 오히려 그래서 좋아.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처럼, 방대한 양의 책이 있는 곳에서도 원하는 책을 고르지 못할 때가 많다. 작은 스마트도서관에는 책의 수가 한정되어있다보니 한권 한권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읽은 책의 수가 많아질수록 대출가능 목록 화면의 스크롤을 내릴 때 뿌듯해지는 마음은 덤이다. 가장 좋은 점은 같은 책을 '한번 더'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도 처음 만났을 때와 다시 만났을 때 느낌이 달라서 색다를때가 있지 않은가. 그땐 내 마음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땐 생각이 달라서 즐길 수 없었던 책들이 신기하게도 다시 읽을 땐 어쩜 이렇게 맘에 드는지 놀라울 때가 있다. 이런 경험은 책이 너무 많아서 한번 덮은 책은 다시 열 필요가 없는 곳에선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조민진작가의 '진심은 보이지않아도 태도는 보인다'라는 책은 특히 두번째 만났을 때 마음에 더 와닿았다.
하지만 그 모든 이유가 한꺼번에 엉켜 있을 때조차 실제로 회사를 관두진 않았다. 일터보다 일 자체에 더 집착했기 때문이다. 회사라는 테두리를 일하는 나보다 소중하게 여겨 본 적이 없다. 언제나 '회사를 다니는 나'보다 '일하고 있는 나'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는 조직보다 일을 사랑했다. 그래서 회사나 조직에 섭섭하고 불편한 마음이 생기거나, 설령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내용이 마음에 차지 않을 때도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을 의식하며 비관하기를 떨쳐버렸다./
책 진심은 보이지않아도 태도는 보인다/조민진 저
'회사를 다니는 나'보다 '일하고 있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녀의 철학은 읽는 순간 나의 마음을 환기시켜주었다. 격무를 마치고 난 뒤 도시락김과 햇반 한개로 간단히 때우는 한끼의 은근한 든든함에 대한 글을 보고선 나도 따라서 김과 밥, 그리고 김치를 더해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오늘도 고생한 나를 다독였다.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e-book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종이책이 주는 질감과 힐링은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단순히 이북을 사용했을 때, 눈이 피로해서만은 아니다. 종이에 적힌 명조체의 글씨를 읽으며 두손으로 책을 지지하고 있다가, 한 페이지 씩 스르륵 넘길때의 그 평화로움은 스마트폰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다.
출퇴근을 하며 즐기는
미니멀 독서.
당신의 지하철역에도 스마트도서관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