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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Apr 07. 2022

MZ직장인이 책 읽는 법

MZ직장인으로 회사에서 살아남기

원하는 책을 읽는다

허영심을 채우고싶지않다. 배우고싶다는 강박도 가지고 싶지않다.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는 원하는 책을 원하는 만큼 읽겠다는 독서관을 정립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 나는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보는 '전문가스타일의 일반인'되고싶었다. 지루하고 이해되지 않는 영화를 꾸역꾸역 보고, 거북하고 징그러운 잔인한 영화들도 봐야했다. 좋은 영화를 보고싶다는 강박은 영화 감상 본연의 재미를 빼앗았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에서 보는 소위 팝콘 무비는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며 사람과 함께 웃고 즐길  있는 기회를 잃었다. 마치 타협없는 비건과도 같았다.


그러한 강박은 내가 영화를 시청하는데 스스로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오죽하면 영화가 취미이면서도 1년에 본 영화가 다섯 손가락에 든 해도 있었으니 말이다. '좋아하는 영화만 봐도 시간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언뜻 내 머리를 스쳐갔다.


책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취미로  읽기를 시작했다. 목적지 없는 숲길을 걷듯이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그렇게 시작해도 철학책이나 정보제공이 목적인 , 세계 명작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는 시기가 온다. 그저 자연스레  길에서 걷고싶다.


세번 읽습니다

1회독을 하며 인상깊었던 문장들에 띠지를 붙이거나 밑줄을 긋는다. 2회독을 하며 다시 한번  문장들을 곱씹는다. 두번 읽으며, 어떤 문장들은 다시금  마음에 꽂히고,  어떤 문장들은  표시를 해놨는지 의아할정도로 그저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두번 읽으며  저장해두고 싶다는 문장들을 블로그에 기록한다. 직접 손으로 꾹꾹 눌러쓰는 독서기록이 하고싶지만 몇번 하고 버려질 노트들을 생각해서, 나의 나태함을 생각해서 블로그를 활용한다. 주기적으로 들러 독서기록을 다시 읽어보진 않는다. 그러나 독서기록들은 글을   인용할 적절한 장이 필요할  먼저 들르는 단골빵집이 된다. 고민이 있을  들러 기록해둔 문장들을 보며 생각치도 못하게 답을 찾기도 한다. 그럴때면 언제나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좋은 친구같기도 하다.


소설은 잘 읽히지않는다.

업무적 갈등, 인간관계에서의 마찰로 생긴 우울증에 대한 후유증으로 가상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조금 힘들어졌다. 현실도 아닌데 인위적으로 갈등안에 나를 깊게 빠뜨리고 싶지않다. 신경이 곤두세워졌을 때는 나의 내선번호가 적힌 전화기가 울리는 소리도 전쟁재난알림소리처럼 크게 들려 심장이 철렁거린다. 그래서 소설은  읽지 않는다. 스스로를 거슬러 베스트셀러 소설 '피프티피플'  읽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단편  화를 읽던 중  안에서 생긴 갈등들에 몹시 몰입하여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흘렀다. 잔인한 장면에는 눈이 찡그려지도했다. 역시나 안되겠다. 나는 소설을 다시 덮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권의 소설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한강의 '희랍어시간'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이다. 희랍어시간은 소설의 기본 구성단계에서 으레 내가 느끼던 위기, 절정의 부담감보다는 이야기의 분위기 자체를 느끼게 해주었다. 차가운 감촉, 청록색의 분위기, 마른 몸의 까슬함같은 것이 느껴져 읽는 것만으로도  분위기 자체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쇼코의 미소' 작가가 사회를,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  자체로 위로가 되었다.


좋은 에세이는 나를 글쓰게 한다.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를 읽다보면 내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그래서 멈추고 내 생각들을 메모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진정 책을 읽는 과정, 대화이다. 대화라는 것이 보통 상대방이 말하면, 공감을 하고 내 이야기를 하는 일련의 핑퐁과정이지않는가.


쓰면서 넓어지는 마음

우리는 책을 읽으며 무심결에 감상보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왜 구성이 이렇지?', '말이 기네.'

글을 쓰면서, 특히 한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쓰면서 나는 타인의 글에 대한 배려심이 넓어졌다. 하나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회의과정을 거친다. 그 중에서도 작가는 셀수 없이 많은 순간 고민하고 퇴고한다. 글을 쓰며 그런 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에 보았기에 책을 좀 더 포용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영화는 직접 내가 만들 수 없지만 글은 당장 스마트폰을 켜고 메모장을 열어도 쓸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작가들이 공들여 세운 목차와 그 안의 글들에 대화하듯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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