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즘은 MBTI와 같은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세상에 홀로 떨어져있다 동족을 찾은 느낌이랄까. 나같은 사람이 나만있는게 아니라 또 있었어?
대학시절 강의자료를 담는 L자 화일을 무한으로 재사용했던 일화가 있다. 무역학개론이 끝나면 경제학개론용으로, 경제학 개론이 끝나면 미시경제학용으로.L자화일의 표면에는 다양한 과목명이 적혀져 있었다. 친구들은 나의 L자 화일을 보면, 역사가 보인다며 지금까지도 우리사이에 회자되는 밈으로 사용한다. 그런 재활용은 큰 뜻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니다. 딱히 환경보호를 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도 없었다. 첫째로 L자화일을 무한정으로 살만한 돈이 없었고, 둘째로 그렇게 하는 것이 그냥 편하기 때문이었다.
'없으면 불편한대로, 가진 것 안에서 사는 삶이 조금은 특이한가'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을 때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비우면서 충만해지는 삶,
의도하지않았지만 내가 살아가던 삶이었다.
누군가 이름을 붙여주니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
더 자신감있게 나의 라이프 방식을 정립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비울 수 있을까.
어떠한 비움이 적절할까.
미니멀라이프는 절약과 효과가 같다.
그러나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하고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안맞는 옷을 입은 것 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인의적인 절약과 달리,
미니멀라이프는 '비우고, 버리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훨씬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하게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에 더 지속가능하다.
재테크는 자주적인 독립의 의미로 나에게 다가온다.
누구도 나에게 쉽게 돈을 주지 않고, 누구도 나에게 아파트를 주지않는다. 요즘 30살까지는 애기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엄연히 성인이기에 스스로 찾아보고 알아봐야한다. 독립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경제적 독립'이다. 경제적 독립이 함께하지않는 한 정신적 독립 또한 어렵다. 그래서 나에게 재테크란 주체성과 독립을 위한 실천이다.
감명깊게 읽은 책 중 '숲속의 자본주의자'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숲과 자본주의자, 언뜻보면 어울려보이지 않는 개체들이지만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나에게 미니멀리즘과 재테크는 이런 관계다.
둘다 나에게 필요하고 좋아하기에,
그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잡아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