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지
인사 안해도 돼요 그냥 가시면 돼요
사람들 어차피 신경도 안써요
또 한 명 가나보다 할 거예요
8개월을 일한 곳, 내일이 마지막 근무다
내 업무는 한 명의 직원을 지원하는 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여기 직원이 아니다
외부 회사의 계약직원으로 이곳에 파견 나온 격이다
그래도 이 팀 안에서 반년 이상을 꼬박, 매일 8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그날의 날씨 이야기를 나누고 일상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 정도의 대화를 하며 지냈으니
나는 그 정도면 얼굴 보고 퇴사 한다는 인사 정도는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지원하는 분이 저렇게 말한다
물론 인사이동이 잦은 곳이니 사람이 들고 나는 것에 대해 무감각 할 수 있다
그래도 되도록, 가능하면 인사는 하는 게 예의 아닐까 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내가 여기 직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건 거창하고 대단한 인사가 아니라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이 정도의 인사.
그분이 말한다
내가 관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뾰족해진 나는 내가 유난스럽다는 말로 들린다
다시 생각해도 아니다
이건 예의다
죽었다 깨나도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