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을

by 달콩쌉쌀

훅 부는 바람에 은행나무잎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와아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잡으려 뻗는 손

영상을 담는 손이 분주합니다

배경 삼아 사랑하는 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 얼굴이 행복합니다

잠시 멈춰 바라봅니다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건 슬픕니다


그는 어떤 계절에도 좋다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계절의 변화, 아침 해, 노을, 강과 바다

이런 것들에 감흥이 없었어요

그런 것에 일일이 감동하고 뭉클할 여유 따위 없이

치열하기만 한 생이었어요


기다리지 않기로 합니다

죽음 말고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요


행복하지 않기로

다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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