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우울한 통증

우울한 통증

by 김도화


아무도 없는 거리를

바람 따라 걷다보면

버려진 아이처럼

기억이 두려워 서성일 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되돌아갈 길이 사라진 것처럼

온통 낯설어진 세상 앞에서

세상에 혼자인 듯

나를 잊고 싶을 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더러 인생이 아픈 사람들이

세상에 이별을 고하고

돌아 설 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심연 깊이 틀어박힌 아픈 상념들이

검은 꽃을 피우고 향기를 삼키면

썩어가는 통증들이 사라지고

시든 꽃이 필 수 있을까


우울한 날에

스스로가 감당되지 않을 만큼 슬픈 날에

나는 무엇이 서러워

가시보다 깊은 상처를 껴안고도 울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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