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배열
내 기억 속의 그대는
늘 나를 앞서 가지만
그대 기억 속의 나는
늘 그대 뒤의 그림자로 남는다
오늘도 하늘은
지치다 만 가슴을 푸르게 불사르고
눈물은 그리움의 얼굴들로
바람을 따라 가을을 걷는다
낯익은 가을 속에
강물이 흐르고
숲들이 흐르고
하늘도 흐르는데……
슬픈 나무 하나
슬픈 나무 하나는
별빛이 아득히도 멀어라
-2002년 한국문인협회 100시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