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슬픈 배열

슬픈 배열

by 김도화
가을.jpg


내 기억 속의 그대는

늘 나를 앞서 가지만

그대 기억 속의 나는

늘 그대 뒤의 그림자로 남는다


오늘도 하늘은

지치다 만 가슴을 푸르게 불사르고

눈물은 그리움의 얼굴들로

바람을 따라 가을을 걷는다


낯익은 가을 속에

강물이 흐르고

숲들이 흐르고

하늘도 흐르는데……


슬픈 나무 하나

슬픈 나무 하나는

별빛이 아득히도 멀어라


-2002년 한국문인협회 100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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