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바람이 분다
수요일에 바람이 분다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찻집으로 가는 길
수많은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제각기
어디론가 움직이는데
여민 옷자락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안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호젓한 심사를 건드리는 반가운 인사보다
아련하게 기억하는 얼굴이 그리워
조금씩 느려지는 발걸음
우리, 얼마만인가?
식상한 인사보다는 그냥 한번 웃어주면 좋겠는데
마음을 꼭꼭 숨기듯 옷자락을 여미며
바람이 부는 수요일의 거리를 걷는다
내 젊은 날의 꽃이었던 사람
찬란하게 아름다웠던 내 마음속의 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