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고운 천사들> 출간을 기념해 두푸딩 언니와의 인연을 좀 이야기해 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전 여자친구(이하 S)로부터 시작하는데, 때는 2017년 무렵 S는 아버지가 중년의 고독으로 인해 우울하신 것 같다며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우리는 펫숍에 가서 제일 어리고 예쁜 강아지를 ‘구매’했다. 역시 당연한 과정이라고 여겼다. 동물은 사오는 게 맞으니까.
그런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임마가 파보장염에 걸렸다. 펫숍에 항의했더니 주인은 그러면 ‘환불’해주겠다고 말했는데, 그 환불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이미 강아지와 정이 들었던 S의 가족은 그 아이를 치료했고, 결국 아이는 낮은 생존확률을 이겨내고 살았다.
그때부터 S는 인스타에서도 맨날 강아지 사진과 영상을 보더니, 어쩌다가 두푸딩 언니까지 팔로잉을 하게 됐고, 그 영향으로 동물권 전사가 되어 나에게도 맨날 동물권이 어쩌고 저쩌고 그랬다.
이후에 나도 혼자 살면서 외롭기도 하고, 사업이 좀 안정되면서 반려 동물을 들이고 싶어졌는데 S의 영향인지 어쩐지 너무 자연스럽게 고다에서 유기된 고양이(세이)를 입양했다. 이후 전여자친구는 현 와이프가 되었고, 우리는 강아지 세상이와 고양이 세이와 인간 둘이 함께 살게 됐다.
이후 세상이를 딸에게 보낸 장인 장모님도 포인핸드에서 강아지를 입양했고, 본가의 엄마 아버지도 강아지를 반려하고 싶다고 해 우리는 강력하게 사지말고 입양하세요를 외치면서 역시 가을이를 입양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결국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두푸딩 언니가 있었던 것 같다. 딱히 무언가를 주장하거나, 설득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이 우리를 이렇게 변화시켰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두푸딩 언니의 책을 내고 싶었던 건 나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테니까. 그 결과물이 이제 막 나왔다. 이왕이면 책을 많이 팔아서 인세 부자로 만들어 주고 싶은데, 인세 전액을 동물 구조와 치료에 쓰겠다고 한다. 뭔가 두푸딩 언니다운 선택 같기도 하고, 괜히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이 책을 2017년 시절의 나와 S 같은 이들이 봐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세상이 변할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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