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우리 둘은 그날도 빗속에 나란히 서서
내일을 믿는 척했어요
죽음을 잠시 미루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척했지요
그런데 아침에
누군가 막대기를 휘둘렀어요
넘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담장에 매달린 발톱은 끝내
흙탕물 위에 뒹구는 흔적을 남겼죠
마른자리 하나 없는 골목이
우리를 받아주지 않아도
지붕 밑에 기대선 우리는
젖은 털을 핥으며
서로의 체온에 의지했었는데
. . .
내가 죽은 그날에도
비는 멈추지 않았어요
. . .
아직 남아있는 아이의
마지막 날에는
햇살을 내려 주세요
나는 신을 알수없지만
정말 그런 존재가 있다면
그건 당신일 거예요
– 길냥이의 기도 –
햇살을 내려 주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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