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하지 않아도 기다릴 수 있어?
고양이가 말했다.
보이지 않아도,
오는 길은 있어.
고양이가 건넨 질문(2)
이승재
고양이는 방금 잡은 벌레를
당당히 내 앞에 내려놓았다.
마치 오늘 하루의 보람처럼
나는 잠깐 웃다가,
갑자기 오늘 죽음을 맞이한
딱정벌레를 애도했다.
그걸 눈치챘는지,
고양이는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물었다.
냥: “누가 널 기다려준다고
믿어본 적 있어?”
나: “아니, 믿지 않아.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으니까.”
냥: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널 기다리는 건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창가로 폴짝 올라앉으며,
고양이가 말했다.
“가끔,
햇살이 창가에 먼저 도착하는 이유 -
그게 기다림이야.”
그래서 오늘
가장 먼저
창가를 봤어요.
햇살과 얘기하고 있는 고양이가 있었죠.
- '햇살이 먼저 도착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