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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밤

김성철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척 하는 저,

아픈데

안 아픈 척 하는 저.

저,

저.

저것들.


보름달이 선명하게 떠 있을 땐 뒤꿈치 들고

동네 한바퀴.

밤길 나온 달빛에게 가볍게 목례.

서둘러 몸 숨기는 고양이에게 기다려

달라는 손짓.

깜빡,

깜,

빡.

옅은 졸음 쏟아내는 공덕슈퍼.

덕지덕지 붙은 전단지가

우뚝 선 전신주에  붙어

지루함을 공사 중.

덤프트럭에 실려 온 황토를

발가락 사이에 끼우고

내가 내 발을 간질이는 일.


아프지도 않은 네가

아픈 척

하며 내 속에 있다

보름달 환

아픈 네가 안

아픈 척,

그렇게.

뒤돌아보면 모든 풍경이 조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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